<나만 빼고 다 있어> 그림책으로 철학하기
2023-12-07 마마쿠쿠 72번째 진희가 읽어준 3권의 그림책
<나만빼고 다 있어> <다 같은 나무인줄 알았어> <버스가 왔어요>
아이들이 "나만 빼고 다 있어!" 라고 말하면서 무엇인가를 사달라고 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죽이면 안 된다고 어른들을 사주라고 하는데 그게 습관이 될까 걱정되고, 정말 우리 아이만 빼고 다 있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를 볼 때마다 졸라대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그게 저렴한 가격이라면 더 그렇죠, 그냥 사주고 말자 싶어서 지갑을 열기도 합니다. '나만 빼고 다 있어!"라고 말할 때,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아준다. (그게 갖고 싶구나.) 하지만 엄마에게 불쌍하게 보여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아이의 마음도 들여다본다. (엄마는 그게 없다고 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너는 그 것 말고도 가진 것이 아주 많이 있거든.) 정말 너 빼고 모든 아이들이 다 가졌다고 생각하니?(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해보자.) 나만 빼고 다 가졌다는 이유로 사 줄 순 없어. 이유가 불충분해. (그것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엄마아빠를 설득해봐.) 그것을 대체할 대안이 우리 주위에 있는지 찾아보자. 그리고 이거 없다고 네가 기죽는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는 이미 충분히 가진 것이 많고, 가장 중요한 것들은 다 갖고 있거든. 현실적으로 우리집 경제 사정에서 이런 저런 부분을 따져봐야해. 빚을 지고 무리해서 사줄 순 없어. (한계를 분명하게) 다자녀일 경우엔 너만 사줄 수도 없다는 걸 이해해주길 바래. 나만 빼고 다 있는 경험도 가끔은 필요하단다. 사줘야겠다고 엄마아빠가 결심했으면 사줄게. 시간을 좀 주렴. 그런데 그 물건을 가진다고 네가 갑자기 멋있어지거나 그런 건 아닐거야. 진짜 사람을 멋지게 해주는 것은 물건이 아니더라고. 그런 부분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
결심이 섰다면 사주든, 안 사주든 결정하고 아이와 이야기를 게속 이어가면서, 소비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들을 점검해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원하는 것을 바로 사주지 않고 지연하는 것, 그것 또한 아이가 경험해야할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해요. 이 책에서도 결국, 다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 가진 그것에 집중하면서 마무리되요. "내가 지금 가진 것."에 마음을 먼저 두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아주 필요한 것 같아요. 저에게도-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다 달라요, 시간이 지나면 알아가는 것이 있어요.
아이들도 다 달라요. 의대열풍에서 벗어나 아이의 재능을 바라봐요. 내 맘에 드는 재능만 재능이 아니거든요. 아이 안에 있어요. 나무도 다르고 사람도 달라요. 하나로만 보지 말고, 지금이 완성된 것이라고 여기지 말아요.
<버스가 왔어요.>
시각장애인 아저씨의 출근을 10년간 함께 해준 아이들의 이야기, 작은 친절이 만드는 기적같은 하루 하루. 약하고 느린 이들 곁에 설 수 있는 마음, 충분히 뛰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줄여 천천히 걷는 아이들의 마음이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빨리 빨리 라고 말하지 말아요. 우리-
*오늘은 6명, 아니 은하와 서하까지 8명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눈 이야기에서 눈물이 났고, 웃음이 피었네요.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 다음주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