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늑대처럼> 에릭 바튀 / 우리들의 행성
이 책으로 아이들과 그림책철학수업을 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스테리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만든 질문은 아래와 같다. 질문이 끝없이 만들어지는 요상한 그림책, 미스테리 그림책이었다.
에릭 바튀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 본성의 본질을 꿰뚫는 내용에 몇 번이고 그림책을 다시 읽게 하였다.
<아이들이 만든 질문들>
제목 '하얀 늑대처럼'에 나오는 늑대의 등장은 정말 있었던 것일까?
'모양이 같다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왜 토끼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얀 토끼의 말을 다 따랐을까?
왜 빨강과 검정색을 많이 쓴 것일까?
하얀 발자국은 누구의 것일까?
왜 늑대는 다른 토끼들은 잡아 먹지 않고 사라졌을까?
내가 숨어있는 것을 들켰다면 하얀 토끼는 어떻게 했을까?
늑대는 정말 늑대였을까? 아니면 변장한 토끼들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하얀 토끼는 왜 거만하고 자기 맘대로 행동했던 걸까?
내가 늑대였다면 그 토끼를 잡아먹었을까?
하얀 토끼는 왜 자신과 모습이 다른 토끼들은 내쫒은 걸까?
하얀 토끼가 꿈꾸는 세상은 진짜 어떤 모습이었을까?
자신과 다르게 생긴 토끼를 다 내쫒고 나면 하얀 토끼는 행복했을까?
토끼들은 어디로 갔을까?
모두가 같은 모습이라면 그곳은 좋은 나라일까?
하얀 토끼가 사라진 토끼나라는 어떻게 살았을까?
다시 하얀토끼 같은 독재가가 나타나지 않게 하려면 토끼들은 어떤 준비를 할까?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할까?
대화를 하면서 그림책 안에서 이 답들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지 못한 것이 많았다.
작가가 독자에게 넘긴 생각의 범위가 크고 넓었다.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할까?
아이들은 자신들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다가, 자신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로 했다.
하얀 토끼같은 사람이 주위에 있는지 찾아보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해보려고 했다.
같은 반 아이 한 두명이 하얀 토끼처럼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행동한다고 했다. 아무리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설득해도 듣지 않고, 화를 내고 뭐라고 소리를 쳐도 더 큰 소리로 반항한다고 했다. 모둠 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아이에 대한 미움이 차올라 답답하다고 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포기해야할 것 같다고, 그 친구와 모둠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하얀토끼에게 왜? 그러냐고 묻지 않았던 토끼들이 답답해보였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얀토끼에게 등장한 또 다른 하얀 토끼,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존재가 무섭지만 자신들의 그 친구에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은 더 쎈 것들이 등장해야 하는 것인지, 왜 하얀 늑대 없이 평안하게 지낼 수 없는지 알 수 없다고 말을 했다.
이 그림책은 권력을 가진 자가 어떠해야하는지, 또한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들의 미래가 어떠한지에 대해 경고해준다. 보통 사람들의 피해와 어려움, 그리고 그들의 저항과 법적인 보호가 얼마나 필요한지도 이야기할 수 있다. 무궁무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많이 담겨있는 책이다. 어떤 사회가 되어야할까?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나눈 질문인데.. 하얀 늑대없이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고 차별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했다. 정말 그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