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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래 Jun 02. 2023

어른들은 어릴 적 꿈을 이룬거야?

엄마는 꿈을 이뤘어요? 9살 은유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엄마~~~"하고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응~~~"하고 대답해주며 오늘 있었던 일 중 더 궁금하거나 재밌었던 일을 물으면 아이는 신나게 종알종알 말한다. 오늘 학교에서 배운 주제는 꿈이었나보다. "엄마는 어릴 적 꿈이 뭐 였어?"

"나? 한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침 놓는 거 보고 무서워서 바꿨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나보다 훨씬 잘 하는 친구가 많고, 연습을 주구장장 해야해서 안 했고, 그러다보니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

"그러면 엄마는 꿈을 이룬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가 묻는다.

"어? 그게 꿈이었다면 꿈은 이룬거지."

"왜 그게 꿈이었다면 꿈은 이뤘다고 해? 뭐 딴 게 있었어요?"

"직업은 이뤘는데, 아직 다 못 이룬 것들이 많아."

"직업 말고 꿈이 또 있어?"

"그치, 마라톤 뛰어 보는 것, 수영해서 바닷속 구경하는 것, 그런 것도 꿈이잖아."

"아, 그렇구나. 꿈은 엄청 많은 거네. 나도 꿈이 진짜 많은데! 그런데 어른들은 어릴 적 꿈을 모두 이뤄? 어른이 되면 꿈을 이루는거야?"

"아니,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도 많지, 그리고 어릴 적 꿈이 바뀌어서 다른 걸 하기도해."

"난 어른이 되면 다 꿈을 이루는 거라고 생각했어."

"어른이 된다고 다 막 저절로 되진 않아. 꿈은 찾고 만들어 가는 거니까."

"오. 멋진 말이네!" 은유는 자기는 꿈이 정말 많은데 그걸 다 이루려면 오래 살아야겠다고 말하며 떠났다.


아이의 간식 그릇을 채우며 나 자신에게 '꿈이 뭐였더라.. 지금 나는 꿈이 뭐지? 꿈, 이라는 것을 꾸고 있는 걸까?' 생각했다. 그냥 사는 거지, 꿈을 꾸며 살진 않는구나 싶다가 번뜩 내 꿈이 생각났다. 아주아주 선명한 꿈! 내 꿈은 "이 세상이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는 세상이 되는것!"이었다. 무엇이 되려는 마음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그냥 이 세상이 좀 아름다워졌으면 하는 게 내 솔직한 꿈이다. 놀이터에 앉아 가만히 아이들을 보면 참 안쓰럽다. 학원 숙제에, 과제에, 알지 못하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다 써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에게 현재의 순간은 오늘 지금 이 순간이고, 그 순간이 지나면 영원히 시야에서 그 시간이 사라진다. 현재를 소홀히 하면서 미래를 꿈꾸며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지금 여기에서 사는 맛,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감사의 마음을 선물하고 싶다. 사실 아이들의 현재를 빼앗는건 어른, 사회일테니까. 내 꿈은 오늘을 충분히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꿈과 사뭇 달라진 어른의 꿈, 꼭 이루고 싶다.




여러분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그 꿈을 이루셨나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아이시절이 있었다는 것에 놀라고, 또 그 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어릴적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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