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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다 사랑하다 생각하다

동원어 '살'

by 연금술사 수안

우연히 지하철 광고판에서 '살다'와 '사랑하다'는 거슬러올라가면 같은 어원을 가진 말이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라는 광고를 보았다.


오~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 어원은 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이라 이리저리 알아 보니 '살다'와 '사랑하다'는 말만 같은 어원을 가진 말이 아니였다. 살다와 사랑하다 는 단어 외에 사람 과 생각하다 는 어휘의 어원도 동일하게 '살'이었다. 서정범의 국어어원사전에 따르면 그렇다.


그렇게 보니 정말 낭만적이었다. 사람이라는 뜻이 담긴 살다 사랑하다 생각하다 라니.


내가 사랑에 관해 가장 애정하는 말은

'You make me a better person.' 이다.

이건 내가 상대를 사랑하는지 가늠하기에 혹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 가늠하기에 좋은 척도였다. 오랜친구가 어느날 스무살의 첫사랑이 그립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 아이가 그리운게 아니라, 내가 그리워. 그 사람한테 잘보이려고 몇시간씩 공들여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골라입고 행복해하던 내가" 라고 말했는데 그 시절의 그녀를 아는 나로써도 그때의 그녀가 그리울정도였다.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좋은 사람이 되는것

나에게 잘 보이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

그런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 어쩌면 사랑의 시작일 뿐인것 같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사그러들기 때문이고

상대의 사랑을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한정하면 상대의 사랑에 대해서도 쉽게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날 사랑한다면 그쯤은 해줘야지

라는 생각이 얼마나 관계를 쉽게 망치는지 이제는 알게 되었다.


사람 의 어원인 '살' 이 생각하다 살아가다 사랑하다 의 어근이라는걸 읽는 순간


그 사람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것이 함께 살고 싶은것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게 무슨 거창한게 아니라.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소소하게 함께 일상을 나누는 것

옛 사람들은 그런걸 사랑이라 생각했구나.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게

한시기에 대단하게 목숩을 걸고 하는 사랑보다

진짜 어려운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더욱 사람을 정성껏 생각하고 살아가야겠다. 그렇게 삶을 사랑으로 가득채워서 그 모든 단어의 어원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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