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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고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

by 연금술사 수안

나는 종종 시 를 읽는다. 짧은 구절에 담긴 메세지가

긴 문장에 담긴 이야기보다 더 강한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단연코 나태주 시인이다.

'풀꽃'과 '너를 두고' 등의 시를 읽다보면 관계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이렇게 예쁜 말로 표현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언어 흙수저인 나는 처음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을때는 '아악. 손발이 오그라들어.'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날마다 한편씩 읽어나가니 어느새 나태주 시인의 다정한 말들이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이상하다. 그저 좋은 글귀를 읽고 되내였을 뿐인데 나는 조금씩 다정해지고 있었다.

내 입에서 거친 언어가 가끔 흘러나오면 내 자신도 흠칫 놀라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나는 참 나를 아무렇게나 대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아무도 제대로 사랑할 수가 없었구나 깨달았다.


내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을 듣고 내가 하는 모든 생각을 아는 사람은 나 뿐이다.

나태주 시인의 '너를 두고' 라는 시를 읽으며 느꼈던 충격이 있다.

첫번째는 아 그렇지 사랑한다는 건 이런거지 좋은 말을 주고 좋은 생각을 주고 좋은 표정을 주는거지 그런데 나는 왜 험한 말을 하고 비난하며 화난 얼굴을 하고 아이들을 대하면서 사랑해서 라고 말한거지?

그리고 두번째는 아 왜 내 자신에게 조차 이렇게 하지 않았던거지?

나는 심지어 나조차도 사랑하고 있지 않았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좋은 생각을 좋은 말을 좋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지금 즐거운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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