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말이 주는 의미를 잘 몰랐다. 누군가 이 말을 건네면 '나는 이렇게 아픈데 시간이 약이라니'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 전에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결혼 후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지내서 이렇다 할 사회경험이 없었다. 내가 가진 관계는 모두 호의 와 친절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었다. 먼저 호의를 베풀거나 상대의 호의에 호의로 답하기만 해도 관계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한 후 난 관계맺기에 많이 실패했다. 각자의 '이익' 이 중요한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내가 베푼 '선의'가 '어떤 의도가 담긴 호의'로 오해 받는다는 것을 몰랐다.
아주 오랫동안 그저 상대가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싫으면 피하는 게 인간관계의 전부였던 나는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하고 '나만 알면 되지', '오해하는 상대가 잘 못 된걸 그건 상대의 인성' 이야. 라는 오만한 생각에 빠졌다.
사람들로부터 쉽게 오해 받는다면 그렇지 않으니 괜찮다 생각할 게 아니라 대체 내 무엇이 오해를 사는지 깊이 나를 들여다 봤어야 했다.
그리고 깨달은 건 내가 '시간' 이 주는 무게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나는 유난히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쉽게 정을 준다. 특별히 나의 그런점이 이용당한 적이 없는 삶을 살아서 그게 상대에 따라서는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