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재학 사례] '잘 키우자'와 '지켜보자' 사이에서
2022년, 둘째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그 해, 미국의 한 미술대회에서는 AI로 만든 그림이 디지털아트 부문 1위를 차지했고, ChatGPT가 등장했습니다.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은 변화를 일으키거나 혹은 그 변화를 따라가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정규교육과정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교육이 아닌 질문하게 하는 학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찾아 덤벼보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학교를 찾았습니다. 지식을 습득해서 질문에 답 하는 것은 AI가 잘할 테니, 다음 세대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안고 질문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학교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찾던 중, '나에 대해 알고, 내가 원하는 교육을, 나에게 맞는 수업으로, 내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나를 위한 학교'를 지향하는 대안학교를 만났습니다. 가족이 함께 설명회에 참석했고, 아이는 그날 입학원서를 썼습니다. 초등학교는 졸업하고 지원해 보자는 제게, 아이는 '언제나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던 엄마의 말을 지키라며 일주일 간 저를 설득했습니다. 제가 소개한 학교이나, 눈 뜨면 안아달라고 엄마를 부르는 아이가 당장 기숙학교에 가겠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통학이 가능하며 다른 조건들을 만족하는 학교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스스로 자라니, 부모는 지원하며 지켜봐야 한다.', '아이 인생의 설계자는 내가 아닌, 아이 자신이다.' 이런 말들로 저 자신을 안심시키려 애썼습니다.
첫째를 키우며, 저는 학원을 선택하고 아이에게 악기를 쥐어주는 등 설계자 역할을 하려 했습니다. 물론, 아이는 엄마의 기획의도데로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암투병과 아이의 사춘기가 만나는 시점이 되어서야 저는 설계의 비중을 줄이고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둘째는 다르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아이는 웹툰을 그리고 연극대본을 써서 무대에 오르는 등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을 이렇게 보내는 아이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걱정과 함께, 호기심과 궁금증을 더 키울 수 있는 시간과 토양을 어떻게 만들어줄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이런 고민 끝에 찾은 학교이며, 아이 스스로 입학을 원하고 있으니 보내보자 용기를 내었습니다.
그렇게 6학년이 되던 2023년, 아이의 대안학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글쓴이 정원 | 전략연구소 [결] 독립연구자 | 전략 자문
자신의 정원을 가꾸어 가는 당신께, 이 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