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의 AX 추진을 바라보며,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시작하며
「 2026년 2월, 트럼프 행정부는 연봉 3억 원을 제시하며 1,000명의 AI 전문가 특채를 추진한다. 실리콘밸리의 최정예 엔지니어들을 정부 관료 조직의 중심에 배치하는 일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는 연간 1조 달러의 정부 예산 삭감을 목표로 한다. 비효율적인 계약을 종료하고, AI가 대체 가능한 행정 절차를 파악하고, 수십 년 된 낡은 코드를 AI가 직접 재 작성하게 한다. 」
이것은 단순한 행정 개혁이 아니다. 정부 혁신, 국가 운영 체제(OS)의 전면적인 교체이며, 정부 차원의 AX(AI Transformation, AI전환)이다.
미국 정부는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를 건너뛰는가?
에스토니아는 30년에 걸쳐 디지털 사회를 만들었다. 종이 없는 정부, 디지털 시민권 등, 완만하고 체계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였다.
미국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어느 정도 디지털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디지털화의 범위를 넓히고 수준을 높이는 방식을 뒤로하고, AI가 시스템을 직접 해석하여 아키텍처를 새롭게 정의하는 급진적 선택을 했다. DX를 건너뛴 것이 아니라, AX로 DX를 초압축하여 실행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AI 거버넌스가 '안전과 윤리'라는 울타리를 치는 것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AI 거버넌스는 '패권과 자율'이다.
2025년 12월 발표된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규제 최소화로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Minimally Burdensome)
주(State) 단위의 규제가 아닌, 연방법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통제하며 (Federal Preemption)
미국의 AI를 압도적 우위에 두겠다는 'AI 패권 전략'이다. (AI to Win)
나는 얼마 전, 새로운 매거진 <기술과 사유: 닫힌 설계에서 열린 흐름으로>를 시작하며 이렇게 언급했다.
「 기업의 AX를 위해 DX가 선행되어야 하는 논리에는 공감하나 세상이 AI기반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이미 보고 있는 기업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DX과제를 과연 추진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운영되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것보다는 그 일 자체를 AI에 맡기고 AI와 로봇이 하게끔 해야 하지 않겠는가? 」
https://brunch.co.kr/@joygarden/234
미국 정부는 이렇게 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우리 정부 역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추진 중이나, 현장의 실행 속도는 여전히 관료적 절차에 묶여 있는 듯하다. AI 네이티브 기업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기업은 디지털 전환도 AI 전환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희망적인 움직임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로보틱스 기반의 피지컬 AI, 삼성전자의 제조 AX,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 혁신(엑사원) 등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각자도생형 AX로 국가 전반으로 볼 때, 우리는 여전히 DX 이후 AX를 추진하는 선형적 사고에 갇혀 있으며 그 실행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정부의 AX 추진을 바라보는 우리 정부와 기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AI 전환을 추진함과 동시에 우리의 일하는 수준을 전략적 높이로 격상시키자.
1-1. 목적 중심의 업무 정의와 AI 위임
기존의 업무를 단순히 디지털화하려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황을 분석하고 디지털 전환의 범위와 수준을 정해서 실행하지 말고, 그 일 자체를 AI에 맡기자. AI에 일의 목적을 알려주고 AI가 스스로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업무 경로를 생성하게 함으로써, 설계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해야 한다.
1-2. 전략적 수준으로의 격상 : '일의 본질' 정의
일의 목적을 정의하고 일을 한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일 하는 것을 의미한다. AI에 일의 목적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이를 정의해야 하는데, 어렵더라도 이 과정을 통해 일의 본질을 꿰뚫어야 한다. 목적과 목표를 정의하다 보면 이 일을 왜 하는가, 반드시 필요한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를 통해 조직의 역량을 기능적 수준에서 전략적 수준으로 상승시키자.
1-3. 지능형 아키텍처
기존의 스파게티형으로 복잡하게 얽힌 인터페이스 구조를 정리하거나 데이터를 통합하기 위해 애쓰지 말고 AI로 연결하자. AI가 필요한 곳의 데이터를 찾아서 읽고 분석하고 개선안을 만들어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열린 흐름'의 구조를 만들어 개선해 나가자.
우리의 AI 거버넌스를 정의하자.
나는 '기업 AI거버넌스'에서 "우리가 AI시대를 여는 측면에서는 후발주자일 수 있으나 AI를 활용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측면에서는 선발주자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https://brunch.co.kr/@joygarden/239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은 이 글에 담겨 있다. 정부의 AI 거버넌스를 위한 세 가지를 제안한다.
2-1. 국가 AI 비전의 명문화
기업이 기업의 철학을 기반으로 AI 거버넌스를 정의하고 AX를 추진하듯, 정부의 AI 거버넌스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정의해야 한다. AI 패권과 함께, 기술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도록 이끌어가는 국가적 목적을 헌법적 가치 수준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2-2. 정책 개입의 최소화
AI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없으나, 인간이 모든 AI의 활동에 개입할 수도 없다. 반드시 인간(정부)의 판단이 필요한 지점을 정의하고 나머지는 AI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일단 시행하면서 조정해 나가야 한다.
2-3. 적응형 입법체계 구축
경직된 법 체계로 AI시대를 이끌어갈 수 없다. 기본권 등 변하지 않는 법은 두되, 거버넌스 자체가 기술의 속도에 맞춰 진화할 수 있는 살아있는 것이라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현장의 목소리와 기술 수준을 반영하여 관련법안을 업데이트하는 체계를 갖추자.
미국의 AX는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향한다. 물론, 거시적 목적은 'AI 패권'에 있다. 우리도 이런 목적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한 가지를 더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문맹률이 거의 제로인 '교육강국'이다. 미국에 비해 교육열이나 국가의 규모 면에서 볼 때, 교육분야에서 AI를 활용하여 가치를 만드는 일을 미국보다 더 잘할 수 있다. 사람을 위한, 대한민국 시민을 위한 교육에 AI를 도입해 보자.
3-1. 사유의 확장 : '소크라테스식 AI' 도입
질문에 답하는 AI가 아닌,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학생의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AI를 만들자.
이미, 핀란드는 sLLM 기반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적용한 AI를 교육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근의 공식을 알려달라는 학생에게 AI는 어제 공부한 '완전제곱식'으로부터 근의 공식을 유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과거 로마의 1:1 도제식 교육을 AI와 인간이 협력하여 재현한 이 모델을 대한민국에 맞게 적용해 보자.
3-2. 기술과 인문의 하이브리드 : '개인'을 살리는 AI 학습
'가족'을 기반으로 한 '우리', 즉 하나로 뭉치는 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이것을 버리자는 뜻은 아니다. AI를 활용하여 '개인'을 살려 내어 보자. 개인의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학습의 여정.
나는 가칭 '자기 결정기반 학습사이클'을 제안했다. 전략연구소<결>이 연구하고 있는 이 내용이 구체화되면 다시 공유할 예정이다.
개인의 호기심에서 출발해 스스로 탐구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메타언어)로 정립하며, 기존의 지식과의 연결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개인별로 글, 영화, 요리 등 각기 다른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 과정을 국가가 장려하고 보호해야 한다.
3-3. '숙론'을 통한 해법 도출 : 오프라인 실행 공동체 강화
교육의 전 과정을 AI로 전환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 탑재된 AI로 사유를 넓힌 개인들이 오프라인에 함께 모여 '숙론'으로 공동의 해법을 찾아가는 경험을 쌓아가자.
'숙론'은 최재천 교수의 저서 '숙론'에서 토론이나 토의와 구분하여 사용된 용어로, 여럿이 특정 문제에 대해 함께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의논하는 과정을 뜻한다. 오프라인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과 협력을 통해 이 세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개인은 AI로 똑똑해지고 국가는 '숙론'으로 단단해지는 '문제 해결형 국가 모델'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마치며
미국은 AX 추진으로 국가 운영 체제(OS)를 혁신하며 강력한 정부를 만들고 있다. 이 변화를 목도하는 나는, 우리는,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나의 생각을 이 글에 담았다. 세 번째 '사람 중심'의 내용은 정부의 AI 전환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 하지만, 정부 기관의 인재양성과 교육부의 교육혁신방안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했으면 하는 마음에 포함시켰다.
AI라는 강력한 도구 위에 개인의 <결>이 살아나 스스로 사유하는, 그러한 전략적 개인이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글쓴이 정원 | 전략연구소<결> 독립연구자 | 전략 자문 | "사유와 실천의 물결"
자신의 정원을 가꾸어 가는 당신께, 이 글을 전합니다.
이 글은 전략연구소<결>의 고유한 사유의 결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콘텐츠를 알아봐 주시고 공유해 주시는 것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다만, 인용 시에는 출처를 명확히 밝혀주시고 작성자의 철학이 왜곡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영리 목적의 재가공이나 영상 제작 등은 사전 협의와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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