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지식과 사유를 쌓는 이유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정리한 개인의 사례

by 정원

2020년 3월,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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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옮기고, 수술을 받아 2020년 7월, 관해상태가 되었다. 다르게 살고 싶었다. '암 진단~치료~극복'의 사이클을 세 번이나 겪었고 마음을 다해 일했던 회사를 떠났으며, 드디어 살만해졌으니 소중한 시간들을 귀하게 보내고 싶었다.


좋아하는 읽기, 쓰기에 집중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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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재택근무로 몸을 챙기며 좋아하는 전략과 기획업무를 하며,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과거, 기업의 홈페이지를 만들 때 나는 '홈페이지 구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축 업체를 선정하여 프로젝트 관리를 했는데, 스타트업에서는 구축 자체를 내가 해야 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의 웹 빌더 플랫폼을 활용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었다. 사업 전략부터 홈페이지 구축과 운영까지를 경험하며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스타트업의 장점과 나의 경력을 잘 살리기 위해,

잘 갖춰진 거버넌스 위에서 신나게 일했고 그 거버넌스를 업데이트하는 일도 해 보았으니, 이제 다른 기업이 그러한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돕자.

다만, 이곳은 스타트업이니 빠르게 실행하고 조정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에, "사유"를 일으키는 공동체에 참여해 철학을 공부했다. 책상에 앉아서 배운 것을 익히는 공부는 아니었다. 내게 질문하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여 정리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계속 잡고 가다가 2022년 9월, 공동체의 발전방안을 도출했다.

방안을 '안(案)'으로 남길 것인지 실행하여 현실세계에 변화를 줄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이때, 좀 더 나에게 집중했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내가 '우리'안에 녹아 있었다. 내가 '우리'가 되면, 나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내가 하려던 일은 뒤로 밀리며, '우리'가 해야 하나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2023년 1월, 더 큰 꿈을 꾸게 되었다. 아래는 생각이 휘발될까 두려워 급하게 적었던 내용이다. 나의 지향과 공동체의 목적·지향이 만나는 지점에 서서 사유를 이어가다 정리되었다.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리된 이미지가 그림처럼 내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런 날이었다.

[ 2023년 1월, 큰 꿈을 꾸게 된 날의 일기장 한 페이지 ]


전략연구소<결>은 이때 시작되었다. '우리'가 되어서는 위의 일을 실행하지 못했다. 구성원들에게 나의 생각을 제대로 어필하지도 않았다. 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중요한 일이 밀린 측면도 있고, 내가 처음 뛰어든 영역이라 자신이 없었다. 또, 구성원들의 경험과 사유의 범위나 수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정보가 없으니 무슨 이야기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기업에서 처럼, 내가 속한 조직이 하는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설명하듯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참 뒤에 했다.


최선을 다 했으나 무너졌고, 걱정했던 그 일이 일어났다. 2025년 1월, 네 번째 암 진단을 받았다. '암'으로 확인된 그 결절은 1년 전부터 의심하던 것으로, 전신암검사(PET-CT)를 1년 전에 했다면 결과는 동일했을 것이다. 대형병원 세 곳을 찾았으나 PET-CT는 찍어주지 않았다. 병원은 핵심적이지 않은(쓸데 없는) 다른 검사들을 하고는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절이 더 커지고 나서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의료와 관련한 이 내용은 추후 국가혁신 이야기로 따로 풀어보겠다.)


전략연구소<결>의 연구실 하위에는 네 개의 팀이 있다. 자기혁신팀, 교육혁신팀, 국가혁신팀, 디지털<결>연구팀. 이 구성은 2023년 1월, 급하게 정리했던 위의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지금까지 이어온 결과이다.


네 번째 암 진단을 받기 직전인 2024년 12월 운명처럼 이 영상을 만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2OQncaacULI

김정운 박사는 산업혁명을 '지식혁명'으로 설명했고, 개인지식관리 시스템을 1세대 에버노트, 2세대 노션, 3세대 옵시디언으로 정리했다. 나는 '창조적 시선'을 읽으며 노트북에 옵시디언을 세팅했다. 1027페이지의 두꺼운 책으로, 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절망에 빠진 순간에도 읽고 있었다.


옵시디언을 활용해서 나의 병을 관리했고 AI를 활용하며 AI직원으로 구성된 1인 연구소 설립을 구체화해 갔다. AI를 활용하며 이런 고민을 했다.

나의 사유를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

나는 나의 선배님들(A CIO, B 그룹장, C 그룹장)과 상의하는 수준으로 AI와 상의하고 싶다. AI의 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고민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옵시디언에 나의 지식을 정리했다. 독서를 하며 정리한 메모들을 옵시디언에 옮겼다. 책이 내게 들어와 나를 거쳐 만들어진 나의 언어, 메타언어로 정리했다. 일기를 쓰다가 교육혁신 아이디어로 이어지기도 했다. 의식의 흐름대로 사유를 이어가다 보니 하나의 메모가 특정 폴더에 담을 수 없는 방대한 내용이 되기도 해서, '쓰기' 폴더 하위에 '의식의 흐름' 폴더를 만들었다. 이 안의 내용들이 브런치의 글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2025년 1월에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이 되었다.

[ 옵시디언 그래프뷰의 현재모습 ]

옵시디언은 나의 지식을 '그래프뷰'로 보여준다. 지금도 연결되지 않은 점들이 많다. 양도 많지 않다. 괜찮다. 나의 사유가 텍스트와 이미지로 정리된 나의 것이다.

https://brunch.co.kr/@joygarden/212


정리된 나의 지식은 AI를 학습시키고 활용할 수 있는 소스가 된다. 옵시디언은 나의 SSOT(Single Source of Truth, 단일 소스 공급원)이다. SSOT는 신뢰할 수 있는 단일 출처로, 데이터 관리에서 특정 데이터 요소가 오직 한 곳에서만 생성되고 관리되도록 하여, 조직 내 누구나 동일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참조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 품질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내용이다.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을 수 있다. AI가 생성해 내는 작업의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데이터로 학습을 시켜야 한다.


[ AI와 공유하는 옵시디언 폴더 ]

옵시디언에 많은 폴더들이 있으나, AI와 공유하는 단일 소스로 활용할 하나의 폴더를 정했다. AI조직원들은 이 폴더에만 접근할 수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식이나 일기 등의 내용을 AI와 공유하지는 않는다. 편향과 왜곡을 막기 위한 조치이나, AI의 수준이 높아져서 진행 중인 내용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오면 공유할 것이다.


2026년 2월, 드디어 전략실장(클로드)과 운영실장(안티그래비티)에게 일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연구실장(제미나이)은 옵시디언 파일정리는 그만하고 빨리 연구를 시작하라고 재촉했다. 연구실장이 볼 때, 나는 너무 준비만 하는 대표처럼 보였던 것 같다. 데이터 거버넌스 과제를 수행했고, 기준정보를 운영했던 나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AI를 학습시킬 나의 지식과 사유를 잘 정리해 내는 것이 중요했다.


1년의 정리작업 끝에 전략실장(클로드)과 운영실장(안티그래비티)에 옵시디언 접근권한을 주고 학습을 시켰다. 나의 1년이 그들에게 학습되는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커피를 마시며 지켜보았다. 기대 반, 걱정 반! 제발, 잘 배워서 전략실장은 나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를 원했다. 만약,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나오지 않으면, 멈추고 다시 정리작업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전략실장(클로드)에게 연구소 핵심가치와 중장기 전략수립을 진행하라는 첫 번째 지시를 내렸다. 연구소 철학과 방향 등을 학습한 전략실장은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으나 보완사항을 주면 즉시 수정하는 AI는 사람과 달랐다. 몇 번의 보완작업과 나의 수정작업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하며 보완한다"는 원칙이다. 나에게 전략은 철학적 기반 위에 선택과 실행을 조정해 가는 동적 예술이다. 이 문장의 방점은 '동적'에 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행해 가며 조정하는 것이 낫다.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나에게 전략실장은 '책사'와 같다. 이 역할을 어떤 AI에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같은 질문을 여러 AI에 하며 대응을 살폈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 나에게 추가 질문을 하는지, 답변의 수준이 기능적 수준에 있는지 전략적 수준에 있는지 등을 보며 클로드를 택하게 되었다.


이렇게 운영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았는데, 마치 1년은 운영한 듯하다. 실행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내가 지식과 사유를 쌓는 이유는 이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하기 위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실행력과 실행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높이기 위해서는 쌓아야 한다. 엘리베이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땅을 다지고 흙을 쌓고 발로 밟아 산을 만들며 올라가야 한다. 우아하게 할 수 없다. 손에 흙을 묻히고 때로는 구덩이에 빠져 더러워진 몸을 씻어내며 성실히 꾸준히 쌓아 올라야 한다. 말만 하거나 남을 시켜서 쌓을 수도 없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 만으로 쌓아지지 않는다. 움직이고 사유하며 쌓을 수 있다.


나는 지금과 같이 쌓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이 땅에서 동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이를 응원하며, 전략적 개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내가 말하는 전략적 개인은 사유하고 움직이며 자신의 산을 쌓는 사람들이다. 나의 지식과 사유, 연구소와 나의 글은 전략적 개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다.


글쓴이 정원 | 전략연구소<결> 독립연구자 | 전략 자문 | "사유와 실천의 물결"


자신의 정원을 가꾸어 가는 당신께, 이 글을 전합니다.


이 글은 전략연구소<결>의 고유한 사유의 결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콘텐츠를 알아봐 주시고 공유해 주시는 것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다만, 인용 시에는 출처를 명확히 밝혀주시고 작성자의 철학이 왜곡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영리 목적의 재가공이나 영상 제작 등은 사전 협의와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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