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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ug 06. 2019

워킹홀리데이가 경력의 전부인 취준생의 자기소개

귀여움과 패기!!

나는 취업준비 생활을 1년 정도 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찾아보고, 그러한 나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상담센터에서 상담도 해보고, MBTI니 에니어그램(아직도 내가 몇번인지 못찾았다ㅠ)도 해봤다. 면접 준비, 취업 스터디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한계에 봉착했고, 나중에는 자기소개서를 살짝 수정해서 복붙하는 생활의 연속이 되었다.


저는 고개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 있었을 때...
항상 문제점을 찾고 개선방안을 고민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책을 읽다, 기막힌 자기소개를 하는 취업준비생을 발견했다. 그는 패기 넘치게 자기를 포장했고, 취업에 성공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무엇을 준다는 말입니까? 당신이 지금껏 배워온 것은 무엇이며, 당신이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_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면접관은 CEO다. 자질과 능력을 물었고, 지원자는 솔직하게 말한다.


"나는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릴 수도 있고 단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까?"
"그게 전부인 것 같습니다."
 _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면접은 두괄식이다. 일단 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덧붙인다.


"그런 것이 대체 무엇에 필요합니까? 예컨대 단식을 할 수 있다는 재주, 그건 대체 어디에 필요합니까"
"그건 크게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이 먹을 것이 없을 때 단식을 한다는 것은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가령 싯다르타가 단식하는 재주를 갖고 있지 않다면, 그는 당신 집에서나 어떤 다른 집에서라도 오늘 당장에 일자리를 구해야 하겠지요. 배가 고파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싯다르타는 지금 이렇게 태연하게 기다릴 수가 있으며 조금도 초조해하지 않습니다. 그는 궁핍을 모릅니다. 오래도록 굶주려도 그 굶주림을 웃음으로 대신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단식하는 재주는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것입니다."
 _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스스로 이름을 말하면서 이야기한다. 귀여운 것도 매력자본이다. 면접관은 설득당한다.


매력적인 사람들의 취직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10% 포인트 더 높다.
 _캐서린 하킴 「매력 자본」


나는 너네 회사 안 들어가도 굶어죽지 않는다는 패기였을까. 싯다르타는 엄친아지만, 집을 나와서 구도자의 삶을 산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걷기만 하다가 취업에 성공한다.



그러고 보니, 면접에서 올A를 받고 합격한 사람이 최근에 있었다. (방금 생각나서 추가함)

내 아들은 스펙이 하나도 없었다.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 ... 졸업 후 15개 회사에 서류를 내서 10개 회사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으나, 서류 심사를 통과한 다섯 군데의 회사는 최종 합격을 했다. 아주 큰 기업이었다.
 _황교안 (숙명여대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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