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허브 코헨 「협상의 법칙1」
협상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책이다. 사례 위주로 설명하기 때문에 읽기도 쉽다. 일반적인 협상/설득 관련 책은 물건 가격을 깎아서 사는 방법에 집착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주로 돈 깎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야 이해가 잘 되고도 하고, 실제로 우리가 협상을 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돈과 관련되어 있다. 어려운 이론 하나 가져오지 않고 일상어로 이 많은 이야기들을 해내는 건 분명 저자의 능력이다.
협상에서 이기는 방법을 굉장히 다양하게 소개하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권위
서류나 기록 등의 권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 호텔의 로비에 체크아웃 시간이 오후 1시라고 적혀 있다. 이 경우, 고객의 90퍼센트 이상이 정말 1시 전에 체크아웃 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적어놓으면 사람들은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봉급을 올려 달라는 직원의 말에 사장은 "그런데 유감이지만 자네는 자네 직책에서 가장 높은 호봉의 급여를 받고 있단 말일세."라고 말한다. 그러면 직원은 납득하고 물러난다. 사실 급여 테이블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직원의 요구를 거절하기 위해서 만든 것에 가깝다.
서류 형태로 되어 있는 '공식적인 예산'을 보여 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이것은 경영진의 임금 지침에 위배됩니다.", "연방통상위원회가 이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회사의 방침에 위배됩니다." 등과 같은 진술도 아주 효과적이다.
딴지
판매원이 자랑하는 부분을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해야 한다. 다양한 색상을 지원한다고 홍보를 하면, 그외 다른 색은 없는지 물어본다. 냉장고의 제빙기를 자랑한다면, 얼음을 먹지 않는데, 제빙기를 떼어버릴 수는 없는지 물어본다.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나는 소프트웨어 영업을 하는데, 내가 열심히 설명한 제품이 고객에게 전혀 필요없는 것이고 심지어 빼버리는 게 가능한지 묻는다면 힘이 쫙 빠진다.
시간
가능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해야 한다. 냉장고를 하나를 한다고 했을 때, 보자마자 깎아달라고 하면 거절당하기 쉽다. 매장 안의 모든 냉장고를 설명해달라고 하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몇 번을 더 방문해서 확인하고, 직원이 지칠 때까지 괴롭힌 후에 가격 흥정을 해야 한다. 그러면 판매 직원은 그동안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양보를 하려고 한다.
힘
감옥에 있는 죄수도 간수를 협박할 수 있다. 담배를 주지 않으면 벽에 머리를 박을 거라고 협박하는 것이다. 그리고 간수가 처리해야 할 행정 절차들, 작성해야 할 보고서들을 언급하면 협상력은 더 올라간다. 아무런 힘이 없을 거라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협상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합당한 범위 내에서 당신이 당신에게 주어진 선택 사항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다면, 당신의 생각을 시험해 본다면, 믿을 만한 정보에 입각해서 치밀하게 계산된 위험을 감수한다면, 그리고 당신 스스로가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
경쟁
경쟁을 시킬 수 있어야 매력적이다. 구직을 한다고 했을 때, 오랫동안 무직 상태에서 구직생활을 했다고 한다면 구직자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출도 비슷한다. 다른 은행에서 돈을 빌려준다면 우리 은행에서도 안심하고 돈을 빌려 줄 수 있다. 그래야 회사를 골라서 갈 수 있고, 은행을 골라서 대출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버트 랜스는 자신에게 선택 사항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그 선택 사항들을 이용했다. 그는 그가 만들어 낸 경쟁을 이용해서 돈을 벌었다. 당신도 가능할 때마다 그렇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택 사항이 없는 상태에서는 협상에 절대로 임하지 말라.
두꺼운 책이다. 그래도 읽기 쉬운 것은 장점이지만, 체계적인 글은 아니다. 그냥 두서없이 협상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아놓은 듯하다.
★★★★★ 협상의 달인이 되려고 읽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