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꽃

by 이태원댄싱머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_김춘수


졸업한 이후에는 출석을 부를 일도 없어서 이름을 불리는 일이 많지 않다. 친구가 많지 않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요즘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은 스타벅스 직원뿐이다.



역시 스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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