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될 이유도 의사도 없다. 그래도 삶의 태도로서의 미니멀리스트 말고 디자인으로서의 미니멀리즘은 좋아한다.
살 때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산다. 로고가 없는 유니클로. 유니클로를 모방하지만 더 저렴한 탑텐. 여기서 산 옷들이 택도 때지 않고 집안에 쌓여있다. 미니멀 디자인 제품들로 맥시마이즈 되어있다.
이 책은 먼저 미니멀리스트들의 집 사진을 공개한다. 이쁘다. 깔끔하고 심플하다. 나도 이런 거 다 사고 싶다.
블로그도 있다. 구글 번역이 자동으로 되니까 구경을 해봤는데, 다른 집에 방문해서 짐을 다 버린다.
저자의 집은 개판이었다고 한다. 겨우 물건을 버리는 것만으로 삶이 달라졌다는 데 신기하다.
아무리 내가 맥시멀리스트라 하더라도, 지금 집이 꽉 찼기 때문에, 이 책의 도움을 조금 받으려고 한다. 몇 가지 아이디어가 아주 좋았다.
버리기 힘든 물건은 사진으로 남겨두어라.
이 아이디어가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냥 버리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워서, 지금도 버리는 물건은 꼬박꼬박 사진을 찍어 남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손톱깎이를 사진으로 찍어놓은 뒤 버렸다. 사실 버리기 힘든 것은 물건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물건에 얽혀 있는 추억이다.
_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도 큰 도움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때 입었던 옷이 있었는데. 절대 민망해서 다시 입지는 않을 옷들이다. (갈치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 힙합 바지, 빨갛고 커다란 표범이 박혀 있는 새빨간 티 등) 이 책을 읽고 버릴 수 있었다.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
물건을 버리려고 할 때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한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창조적인 기지를 발휘한다. ...
"예쁘긴 한데 쓰지 않을 거니까 이 향수병은 버리자. 아니야! 언젠가 시간이 되면 마트에서 전선을 사서 이 병을 근사한 조명등으로 리폼하는 거야."
아마도 그 조명등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것이다.
_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이쁜 상자. 이쁜 통. 특히 이쁜 종이 봉투. 버리기 쉽지 않다. 나도 많이 모아 놓고 있다.
조금만 버리고 다시 리즈 시절 인테리어로 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