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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Sep 15. 2019

식인종

책을 사는 이유

나는 사는 걸 좋아한다. 체험 보다는 소유다. 흔히 말하는 이쁜 쓰레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카드를, 아니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책이다. 이쁜 표지거나 양장이면 가슴이 뛴다. 그중 제일은 세트다. 거의 고혈압 된다.



반니 출판사 이 자식들은 완전 내 월급을 거덜 내려고 마음 먹었는지 이상한 리커버 시리즈를 내놓았다. 아, 이미 있는 책들인데 다 사고 싶다. 다 바꾸고 싶다. 이 나쁜 놈들.


작가 최태섭은 (나도 몰랐던) 내가 책을 사는 이유를 밝힌다.


현대인은 바람과 태양과 곰 대신에 각종 상표와 브랜드를 토템으로 모시는 취향과 소비의 부족을 만들어냈다. 또 식인종들이 그러했듯이, 상품을 소유하는 것으로 그 상품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소유는 활용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당신을 '몸짱'으로 만들어 준다는 운동 기구가 어떤 우주적 프로세스를 거쳐 빨래걸이가 되어도 사람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_최태섭 「자유로운 소비의 역설」 New Philosopher


민망하지만, 맞는 말이다. 나는 책을 사는 것으로 그 힘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느낀다. 읽는 것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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