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우리 젊은 날 1」
1987년 10월경, 젊은 시인들 몇 명이 모여 그 무렵 시대의 트렌드처럼 떠오른 '민중시' 또는 '민중문학'을 공부해 보자는 스터디 회합을 갖곤 했는데, 이 모임에서 대학가에 유행처럼 번지는 '낙서'에 대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낙서도 시대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문화 현상의 하나'라거나 '대학생들의 낙서야말로 의식의 굴절 없는 표현 양식'이라는 결론과 함께 이를 수집하여 '물건이 될 만하면 시집 형태로 출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통을 들으면 나눠야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있기 때문이다.
ㅡ서울대 컴퓨터 써클 'SCSC' 낙서장
circle 선배가 절벽에 매달려 있다면?
· 그 선배로부터 절벽을 해방시켜 주겠다.
· 장시간 버틸 경우 안락死 시킨다.
ㅡ고려대 써클 'Youth Hostel' 낙서장
봄 ㅡ 여름 ㅡ 가을 ㅡ 겨울 ㅡ 가을 ㅡ 여름 ㅡ 봄 이 타당한 순리가 아닐까? 겨울에서 봄으로는 지나친 비약이다.
ㅡ서강대 문학써클 '서강문학반' 낙서장
이중인격자,
너를 인격자라고 칭해준 것만으로도 내게 감사해라
ㅡ서강대 후문 cafe 'studio 非' 낙서장
아무도 몰라
민족의 고통과도 같은 이 치질의 고통
ㅡ서울대 인문대 2동 2층 남자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