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인생학교 「끌림」
자비심은 사람이 몹시 지치고 압박감에 시달릴 때면 형편없는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마음이다. 자비심은 어떤 이가 욕설을 내뱉을 때 그것이 본심이 아님을 이해하는 마음이다.
그리스 비극은 좋은 사람일지라도 끔찍한 재앙이 닥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도덕적으로 잘잘못을 가리기 쉽지 않아 관객이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오늘날 타블로이드 신문이나 소셜미디어를 보면, 그리스인과 반대로 사소하게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을 퍼붓는다.
비극은 누군가의 인생을 손쉽게 판단하는 행위를 바로잡는 역할을 맡는다. 실패한 사람을 멸시하고 불운한 사람을 낙오자로 치부하며 오직 성공한 사람만 칭송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항하기 위해 비극이 존재한다.
우리는 어린아이의 행동을 매우 너그럽게 해석한다. 아이가 내 속을 뒤집어 놓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한다고 보지 않는다. 아이가 무척 피곤했거나 혹은 잇몸이 아파서 혹은 동생이 태어나서 화가 났으리라고 짐작한다. 우리는 아이의 행동에 관해 다양한 해석을 준비해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나를 격분시키거나 겁에 질리게 만들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