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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Dec 04. 2019

이혼은 잘한 선택이다

 _오은규 「이혼자들의 이혼 후 성장 경험에 관한 연구」

이혼한 사람은 많다. 트럼프, 이승만도 이혼했고, 연예인 중에서는 수두룩하다. 공지영은 권위자다. 아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겠지만,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공개하는 건 쉽지는 않다. 최근 들어서 오픈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이건 김구라의 공이 크다.


이혼은, 기본적으로 잘한 선택이다. 모든 이혼한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혼을 차마 하지 못하던 상태에서 많이 고민하고 망설였을 것이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과감히, 혹은 살기 위해서 찍은 도장이다. 그러니 이혼은 무조건 잘한 선택이다. 불행한 상태에서도 차마 이혼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참담하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보통은 성장판이 닫히지만, 연애하면서 사람은 자란다. 결혼하면서 자라고, 이혼하면서 더 자란다. (이혼 후 김구라 키 185cm)


아래 논문에서, 저자는 이혼 후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분석했다. PDF 파일로 읽어볼 수 있는데, 보면 알 수 있다. 이혼 후 사람은 성장한다.



성장


먼저 연구 참여자들은 그들의 이혼 경험 이후 이혼을 극복하기 위한 대처 노력들을 통해서 첫 번째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경험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개인의 변화 범주는 3개의 주제모음 ‘자아발견 및 성찰, 큰 회복 탄력성, 개인의 강점 발견’으로 구성된다. 연구 참여자들은 하나같이 이혼이라고 하는 사건을 통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자신의 문제를 성찰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안목


두 번째 타인과의 관계변화의 내용은 ‘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회복을 보여준다. 연구 참여자들은 결혼실패로 인하여 관계의 질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불필요한 관계를 걸러내는 시각과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혼 경험자들은 그들의 결혼에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안목 없이 맹목적으로 결혼했음을 성찰하고, 자신의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을 볼 수 있는 인식의 성장을 경험했다고 진술한다.


고통을 통한 성장


융의 개성화 과정 역시 역경 후 성장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개성화의 과정은 인격의 상처와 고통스런 사건에 의해서 시작되는데 동, 서양의 민담과 신화에서 영웅들은 그들의 소명을 완성하기 위하여 고통을 통하여 자기완성의 길로 들어선다. 이것은 고통이 개성화를 위한 촉매제로 사용됨을 의미한다. 개성화(Individuation)라는 것은 개인이 이 땅 가운데서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하여 자신의 인격을 통합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과정을 말한다.


관계와 성장


연구 참여자 C는 이혼을 통해서 어머니와의 불균형적인 힘의 관계를 균형적인 관계로 바꾸었고, 어머니에게 예속된 수동적 삶을 내던지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일종의 거래를 통하여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되다 보니까 지금 와서 볼 때는, 나는 그거를 겪지 않았다면 평생 엄마 그늘 아래서 시키는 데로, 결혼해서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시키는 데로 살았을 텐데~ 이걸 계기로 해서 내가 나 자신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좋았던 거지.(연구 참여자 C, 30대)


외상 이후의 성장


위의 연구 결과에 의해 드러난 이혼자들의 이혼 후 성장 경험의 본질적 구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혼자들은 이혼 이후 모두가 경미한 후유증으로부터 심각한 심리적,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겪는다. 이 모든 고통과 부정적 스트레스 반응은 이혼경험자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세상에 대한 개인의 기본가정에 큰 충격을 준다. 그 결과 개인의 핵심신념과 도식에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하여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신념에 대한 의문을 품고 새롭게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혼사건과 같은 외상 혹은 역경 경험은 이후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특별히 본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이혼 경험을 그들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런 1위 경험으로 손꼽았다. 이혼 경험이 성장을 위한 충분한 촉매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관의 변화


마지막으로 이혼자들의 이혼 후 성장 경험의 본질은 변화 경험이다. 개인, 타인과의 관계, 인생철학의 변화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이혼 경험이 그들의 세계관을 변화시키는데 동력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역경(외상) 후 성장 이론의 3가지 요소를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그동안 이혼사건을 부정적이고 쓸모없는 경험으로만 인식했던 사회와 개인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모든 고통과 아픔이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이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재미있었다. 치과에만 가도 우리는 성장한다. 이제 맨날맨날 이 깨끗이 닦아야지. 하루에 세 번 닦아야지. 고통의 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이렇게 다짐하며 쑥쑥 자란다. (얼마 전에도 이렇게 다짐했었지...) 이혼의 아픔이, 치과에서 위잉 하며 돌아가는 그 잔인무도한 학살과 비교해서 얼마나 더 커다란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성장할 거다. 그런데 너무 기독교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신학대 논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 우리는 계속 자란다





20191229 작성

202004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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