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가끔 블랙 라이트 조명을 사용하는 공간이 있다. 흰 옷을 입으면 빛난다. 저자가 거기에 간 모양이다. 자신만 온몸이 반짝이는 것에 놀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다 먼지여서 한 번 더 놀랐다는 거다. 그렇게 충격을 먹고 하나 둘 버리기 시작했다.
청소의 시작은 버리기다. 대청소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버리는 게 시작이기는 하지만, 그게 거의 전부다.
선물로 받은 이쁜 컵 세트, 접시와 그릇 세트는 포장도 뜯지 않고 어딘가에 처박혀 있다. 대신 어디선가 사은품으로 받은 듯한 다양한 디자인의 컵과 주방기구들만 주방에 나와있다. 다 버리면 이쁜 그릇 세트를 꺼낼 수 있다.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지금은 이쁘고 비싼 컵을 사서 사용하지만 (물론 다이소에서 산 게 절반이다) 독립하기 전까지는 집에 다양한 컵들이 난무했다. 다섯 가족이 생활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어디서 나타난 건지 알 수 없는 도구들이 집안에 그득그득하게 된다.
수건도 그렇다. 각종 동창회, 운동회, 그리고 교회 이름이 들어간 수건들로 화장실이 비좁았다. 독립하고 나서는, 그리고 돈을 벌고 나서는 이케아 수건으로 싹 바꿨다. 시원하다.
책의 매력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정리하기 전 상태가 상상이상으로 더러워서 재미있다. 단순히 더럽기에만 그쳤다면 보는 사람도 스트레스 받았을 거다. 그런데 정리를 시작한다. 확 다 버리고 깔끔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시원시원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이 귀엽다. 귀여운 그림체로 표현하니 지저분한 모습도 정리하는 모습도 마냥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