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by 이태원댄싱머신

얼마 전에 지인이 자랑을 했다. 애인을 사귀었는데, 10시면 잔다고 한다. 매일 통화를 하는데, 그런 남자가 졸음을 참아가며 전화기를 붙잡고 있다는 게, 참 감동적이라고 한다. 차마 애인에게 반항하지는 못하지만, 졸음에 대한 반항하는 남자라..


한계에 봉착한 인간은 자연스럽고, 그 한계를 견디는 인간은 위대하다. 자신의 한계를 보지 못한 인간은 어리다.


반항은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한 생애의 전체에 걸쳐 펼쳐져 있는 반항은 그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킨다. 편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인간의 지성이 자신을 넘어서는 현실과 부둥켜 안고 대결하는 광경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은 없다. 인간적 오만이 펼쳐 보이는 광경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다. 그것을 평가절하하려고 제아무리 애써보아야 헛수고가 될 것이다. 정신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이 규율, 불 속에서 통째로 단련해낸 이 의지, 그리고 정면대결에는 무엇인가 강력하고 비범한 것이 있다. 현실의 비인간적인 면 때문에 바로 인간이 더욱 위대해지는 법인데, 이러한 현실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평가절하한다는 것은 곧 인간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것이 된다.
_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그건 그렇고,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연애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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