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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15. 2019

바른미래당,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려야한다

주의. 정치 이야기입니다. 읽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아!!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독과점이다. 건포도보다 더 싫다. 주류 경제학은 합리적 인간을 상정한다. 인간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즉 이기적이기 때문에, 독과점은 대체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만든다.


독점자들은 시장을 끊임없이 공급부족 상태로 유지하고, 유효수요를 결코 충족시키지 않음으로써, 그들 상품을 자연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며 그들의 이득을, 그것이 임금이든 이윤이든, 자연율 이상으로 크게 증대시킨다.
 _애덤 스미스 「국부론」
수많은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항상 열악한 지위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재벌의 횡포 때문이다. 수요 독점력을 가진 재벌이 하청업자에게 가격을 제대로 책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_최정표(공저) 「경제민주화, 정치인에게 맡길 수 있을까」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독과점 체제인 양당제는 독재 시절 만들어진 지역주의와 결합하여 기형적인 정치지형을 만들어냈다.


필요 이상으로 단순하게 가정해보자. 영남당과 호남당이 있다. 그리고 지역은 호남이다. 여기서 투표를 하면 누가 당선이 될까? 호남당 국회의원이 당선된다. 그러면 여기에 가정을 추가해보자. 만일 호남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뇌물 전력이 있다면, 그리고 성희롱 전력까지 있다면 결과는 달라질까. 그래도 결과는 호남당 국회의원의 당선이다.


이게 양당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유권자의 선택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그나마 진보 진영에서는 여러 소수정당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이 마음에 안들면 정의당, 정의당이 마음에 안 들면 녹색당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정의당과 녹색당에 투표하면 사표가 된다.)


그러면 보수 유권자는 어떨까?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는 유권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훔치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반면, 자유무역과 한미FTA가 옳다고 생각하는 유권자, 인권과 생명권을 위해서 낙태금지를 외치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같은 보수지만 이들의 간격은 아주 멀다. 어쩌면 진보와 보수의 차이보다 더 멀 수 있다. 그래도 보수정당에서 후보를 내면 찍어야 한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른미래당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유한국당이라는 안전한 울타리에서 떠나왔기 때문에 2020년 총선에는 전부 낙선할 것이다. 국회의원에서 실업자로 곤두박질칠 것이 뻔히 보인다. 이은재(사퇴하세요옷!!), 김성태(KT), 권성동(강원랜드), 김무성(노룩패스), 김용태(동안), 오세훈(무상급식). 장제원(고등래퍼)* 등은 다시 안전한 울타리,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버티고 있는 바른미래당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구국의 결단이든, 손 들 타이밍을 놓친 것이든 상관없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보수 유권자에게 미약하나마* 선택권이라는 것을 만들어주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이 어떻게 될지 몹시 걱정되고 궁금하다. 초조하던 차에 이준석(박근혜 키즈)의 인터뷰를 보았다.


최고위원으로서 바른미래당이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나. 여당에선 영향력 없는 정당이라고 조롱하고, 아무개 기자는 ‘어차피 없어질 정당인데 대충하라’는 말까지 해 논란이 됐다.

“저는 바른미래당이 정의당 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심상정, 고 노회찬 의원같이 인지도 있는 일부 의원만 살아남는 방법이다. 인재영입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면 당이 살아남기 어렵다. 내년 총선 때 다른 당보다 후보 평균연령이 한 스무살 어려질 수 있도록 젊은 인재들을 대거 출마시켰으면 좋겠다.”

 _일요신문 「택시기사 변신 이준석 “한달 몰아보니…카풀앱 도입 반대”」 2019-03-04 기사


그의 말대로 일부 의원만 살아남는 것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인 것 같다. 이준석 혼자라도 당선되어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치인 이름만 말하면 누군지 떠오르지 않을지 몰라, 괄호 안에 간단히 설명을 덧붙였다.

*미약하나마, 미약하게나마 둘 다 맞는 표현이다. 전자는 어미고, 후자는 보조사라고 한다. 응? 암튼 둘 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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