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이국종 교수의 인터뷰를 보았다. 안타까웠다. 열악한 현실에서 아득바득 버티었지만, 동료들에게 조금만 더 버티자고 했지만, 결국 바뀌는 건 없었고, 돌아온 건 동료의사들의 욕설뿐이었다.
인터뷰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가장 슬펐던 것은 그의 태도였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체념하는 모습은, 미디어 앞에서 당당하게 의료계의 현실을 고발하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앞으로 후학을 가르치며 살고 싶다고 하던 그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표현에 의해) 지금까지의 생은 망했지만, 앞으로의 생은 다시 우리 기억 속의 이국종처럼 당당했으면 좋겠다.
당신의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당신은 첫 번째 인생을 형편없이 행동함으로써 망쳐버렸는데, 이제 두 번째 인생을 살면서 지난 번의 과오를 지금 막 다시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라.
_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의 이야기처럼, 그가 다시 한 번 살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