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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Feb 13. 2020

코로나바이러스는 금방 지나갈 거다. 그런데...

기침을 한번 하면 주위 사람들이 다 쳐다보기 때문에, 요즘에는 마른 기침 한 번 하는 것도 부담된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나는 코로나 걱정은 크게 안하기 때문에 마스크도 쓰지 않는다. (그보다 구독자 수가 적은 게 더 큰 근심이다.)


어차피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금방 지나갈 거다. 매년 그렇듯,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 벚꽃이 필 거다. 올해는 4월에 서울까지 올라온다고 한다. 벚꽃이 지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차츰 사라질 거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빛은 조금 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서로를 감염자로 보는 눈빛.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ㅡ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_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바이러스는 작다. 세균은 크다. 바이러스는 겨울을 좋아한다. 세균은 여름을 좋아한다. 봄이 오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수그러들 거라는 예상은 근거가 있다.


김치를 더 먹자. 김치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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