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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r 05. 2020

본질이 보인다

자본주의


자본주의는 무엇인가. 이른바 전문가들은 '생산 수단을 자본으로서 소유한 자본가가 이윤 획득을 위하여 생산 활동을 하도록 보장하는 사회 경제 체제'라고 정의한다. 소설가인 박민규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이었다. 닮으려 애를 쓰고 갖추려 기를 쓰는 아이들을 보며 게다가 이것은 자가발전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있는 한
인간은 결코
자본주의의 굴레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_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에게 자본주의는 '부끄러움을 바퀴로 하고 부러움을 동력으로 하는 거대한 수레바퀴'인 것이다. 그의 통찰에 감탄했다.


우울증


우울증은 무엇인가. 이른바 전문가들은 '기분의 저하나 의욕상실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철학자 한병철은 조금 다르게 이야기한다.


성과주체들은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우울증 환자는 이러한 내면화된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이다. 우울증은 긍정성의 과잉에 시달리는 사회의 질병으로서,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을 반영한다.
 _한병철 「피로사회」


그에게 우울증은 '너는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사회에서 더이상 할 수 없을 때 느끼는 피로'인 것이다. 그 역시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유사과학이나 가짜상식, 가짜뉴스가 하도 많아서 평소엔 나도 전문가만 찾는다. 가끔 이렇게 신선한 시각을 보면, 비전문가에게만 보이는 본질이 있구나,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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