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다른 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수천 명이 될 거라고 근거 없이 입을 놀렸는데, 정말 지금 4000명이 넘었다. 언론에서는, 오늘 몇 명이다, 어제는 몇 명이었는데 하루새에 이렇게 늘었다, 매일 숫자만 다른 똑같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먹고 살려면, 자극적인 제목으로 공포와 불안의 클릭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매일매일 놀라야 하는 것일까. 그럴 필요 없다.
이미 10만 명이 넘게 검사를 받았다고 하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 3만 명이 넘는다. 그리고 확진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동선을 확인해서 검사 대상도 자가격리 대상도 추가할 것이다. 검사를 하는 데는 10분이면 되지만, 검사를 받기 위해서 하루를, 그리고 결과를 보기 위해 또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 오늘부터 전국민이 문 닫고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감염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마 확진자는 6000명이 넘을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완벽한 자가격리가 힘들다. 데이트도 해야하고 예배도 가야한다. 그러다보면 8000명으로 지붕을 치고 완만하게 내려올 것이다. (그냥 밑도 끝도 없는 예측이다.) 내려가는 와중에 그동안 참아왔던 것 풀듯이,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면, 다시 한시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요요 기간도 올 것이다.
그러니까 겁먹지 말자. 뉴스에서 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 떠는 모습에 일일이 리액션 해줄 필요없다. 착한 사람 컴플렉스다. 김치 많이 먹고, 마스크 하나를 일주일 이상 사용하자. 평소에는 문송하다고 슬쩍 넘어갈 수 있으면서, 이럴 때만 세균의 크기가 어쩌구 정전기가 어쩌구 떠드는 소리에 휩쓸리지 말자. 오래 써도 문제 없다.
지독히 강하고 인정사정 없는 적과 맞닥뜨려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때야말로 기뻐하며 맞서라. 운명이 당신 편이기 때문이다. 운명이 당신에게 최고의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그를 보냈다. 당신은 운명에게 최고급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_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