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시스템 1과 시스템 2는 모두 우리가 깨어 있을 때 활성화된다. 시스템 1은 자동으로 작동하고, 시스템 2는 편안한 보통 상태에서는 별 노력을 요하지 않고 역량의 일부만 가능한다. 시스템 1은 시스템 2를 위해서 인상, 직관, 의도, 느낌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시스템 2의 승인을 받으면 인상과 직관은 믿음으로 바뀌고, 충동은 자발적 행위로 변한다. 실제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 시스템 2는 거의 혹은 전혀 수정 없이 시스템 1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느낀 인상을 믿고, 자신의 바람에 따라 행동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하고 양호하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이런 분업은 매우 효과적이다. 수고는 줄여주고 성과는 최대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조합은 대부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시스템 1은 일상의 사건 처리에 매우 뛰어나고, 낯익은 상황에 대한 시스템 모델들도 정확하다. 단기적인 예측 역시 대부분 정확하고, 도전에 대한 최초의 반응은 민첩하고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시스템 1은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갖고 있는데, 바로 '편향'이다.
시스템 1의 또 다른 한계는 바로 그 작동을 잠시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관에 앉은 당신 앞의 스크린에 아는 언어로 표기된 단어가 등장한다면, 정신을 완전히 다른 데 팔고 있지 않는 한 당신은 그 단어를 읽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아이오와 주 수시티에서 슈퍼마켓 쇼핑객들은 정가의 10퍼센트 정도 할인해서 파는 캠벨의 수프 판촉 행사를 접했다. 어떤 날에는 판매대 위에 '일인당 12개 한정'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었다. 또 어느 날에는 '무한정 구매 가능'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었다. 쇼핑객들은 구매 제한이 있을 때 평균 7개의 캔을 샀다. 무한정 구매 가능할 때 그들이 구매한 개수보다 두 배 더 많은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