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쌀국수를 먹었다. 쌀국수를 워낙 좋아해서 자주 먹는다. 통칭해서 쌀국수라 부르지만, 한국식 쌀국수, 베트남식 쌀국수, 태국식 쌀국수, 라오스식 쌀국수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가장 자주 먹는 건 한국식 쌀국수다.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편의상 그렇게 부른다. 김가루를 올리고, 김치와 함께 먹는 쌀국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김치와 쌀국수는 정말 잘 어울린다. 보통 이런 한국식 쌀국수는 가격도 저렴하다. 3~4천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
다음으로 자주 먹는 건 매운 쌀국수다. 이건 복불복이다. 가게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디는 해물로 맛을 내고, 어디는 베트남 고추를 사용하고, 어디는 스리랏차 소스로 매운맛을 낸다. 쌀국수 집에 가면 일단 매운 쌀국수부터 먹어보는 편이다. 수십 번의 실패를 거쳐서, 매운 쌀국수를 맛있게 하는 곳을 하나 찾았고, 회사 근처라 가끔 가서 먹는다.
과거 많이 먹었고, 더이상 먹고 싶지 않은 쌀국수도 있다. 군대에서 배급받은 쌀국수다. (브랜드는 기억 안 난다.) 가끔 라면을 먹고 싶으면 끓여먹곤 했는데, 국수도 잘 익지 않고, 스프맛도 별로였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을 소비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쌀국수를 나눠주나 보다, 하고 먹었는데, 원산지를 보니 쌀은 미국산이었다. 장병들은 소극적으로 거부했지만, 정부는 일관성 있게 쌀국수를 나눠줬다.
어제 먹은 쌀국수도 일관성 있는 쌀국수였다. 세 번 가서 먹었는데, 양이 일정했다. 소금의 양도 일정하고, 고기의 양도 일정하다. 보통 국물도 마시면서 쌀국수를 먹는데, 여기에서는 국물은 먹지 않았다. 너무 짜다. 그리고 고기는 지나칠 정도로 많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하다.) 고기도 국수도 남겼다. 항상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