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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pr 27. 2020

카푸치노? 카페라떼?

카페에 가면 카푸치노를 자주 마신다. 카푸치노, 카페라떼, 카페모카, 마키아토, 아인슈페너, 플랫화이트 등등, 커피 종류는 엄청 많다. 어르신들은 카페에서 주문하기도 쉽지 않다. 나도 몇년 후면 어르신이라 그런지, 커피향 솔솔 나는 영어 메뉴판에 압도당해 땀을 뻘뻘 흘린다. 땀을 닦으며 카푸치노를 시켜보았는데, 맛있었다. 그래서 이후 카푸치노를 주로 마신다. 어차피 (내 입맛에서) 다 비슷비슷하니까, 익숙한 걸로 간다.


사실 차이가 있기는 하다. 에스프레소espresso는 머신으로 뽑은 커피 원액이다. 조금 빨리 뽑으면 리스트레토ristrreto라고 부른다. 그대로 먹기에는 조금 진하다. 그래도 유럽인들은 촥 원샷으로 들이켰는데, 미국 사람들은 물을 타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물을 섞으면 아메리카노americano다. 이와 조금 다른 게 롱블랙longblack이다. 보통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서 아메리카노를 만드는데, 호주에서는 물을 미리 부어놓고 에스프레소를 추가한다. 이를 롱블랙이라 부른다. 그게 그거다. (내 기준)


비슷한 게 하나 더 있는데, 따로 물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머신으로 내린다. 물을 많이 부어서 결과적으로 아메리카노처럼 묽게 나온다. 이건 룽고lungo라 부른다. 오랫동안 압출하기 때문에 커피 맛이 더 강하다.


여기에 우유를 부으면 카페라떼caffe latte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은 우유와 우유거품을 넣어야 한다. 카푸치노cappuccino도 우유와 우유거품을 넣는다. 둘의 차이는 비율이다. 우유가 더 많으면 카페라떼, 우유 거품이 더 많으면 카푸치노라고 부른다. 일본 경제와 같은 부드러운 거품이 수북하다. 바로 먹지 않으면 일본 부동산처럼 금방 내려앉는다. 카푸치노에는 계피 가루를 뿌리는데, 계피 가루는 흑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카페라떼에 초코시럽을 넣고 휘핑크림까지 얹으면 카페모카cafe mocha가 된다. 카페라떼에 바닐라 시럽이 들어가면 카라멜 마키아또caramel machiato라고 부른다.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넣으면 아포가토affogato가 된다. 결국 다 비슷비슷하다. (내 기준으로)


거품의 강자답게, 일본은 커피가 유명하다. 특히 핸드드립이 뛰어난데, 전통적인 다도 문화의 영향인 듯하다. 핸드드립으로 유명한 블루보틀도 일본의 카페 문화를 참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 비슷비슷해서, 일본에 가서도 스타벅스만 들렀다. 스타벅스 최고다.


어머니와 스타벅스

어머니와 스타벅스에
갔더랬습니다

저는 아메리카노
어머니는 카페라떼

어머니는 카페라떼를
숭늉처럼 마십니다

어무이 이거 한 잔에
짜장면 한 그릇이에요

'오지게 비싸구나'

어무이는 카페라떼를
짜장면 드시듯

아껴서 아껴서
드십니다

 _유상훈 「어머니와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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