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헨미 요 「먹는 인간」
나는 가능하면 음식을 남기려고 한다. 위가 작기 때문이다. 물론 식탐 때문에 한 그릇을 다 먹는 경우가 많지만, 그러면 약간 부대낀다. 조금 남겨야 속이 편하다. '먹다 보면 위가 는다'는 말은 어제까지 한 500번 정도 들은 것 같다.
방글라데시에는 특이한 시장이 있다. 향을 피워놓고 음식을 아주 싸게 판매하는데, 먹다 남은 음식이다. 도소매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수요와 공급이 상당하다.
고기가 붙어있는 먹다 남은 브리야니가 큰 냄비에 들어 있었다. 한 접시에 얼마냐고 물으니, 걸걸한 목소리로 2타카라고 했다. 얼마 전 내가 먹은 밧보다 3타카나 싸다.
코를 갖다 대니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났다.
모하메드가 귀에 속삭였다.
"어제나 그저께 열린 피로연에서 나온 음식일 겁니다. 신선도에 따라 가격은 더 싸져요."
그래도 릭샤 운전사 두 사람이 땅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그 브리야니를 우걱우걱 먹고 있었다. 음식 찌꺼기의 주된 소비자는 빈민촌에 사는 사람들이거나 20만 명 이상으로 알려진 릭샤 운전사의 일부라고 한다. 새로 나온 브리야니를 먹으려면 최소한 15타카는 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된 것을 먹으면 크게 절약이 된다.
_헨미 요 「먹는 인간」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며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지' 어쩌고 하는 반성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나는 바뀌지 않는데, 무의미한 클리셰를 덧붙이고, 책을 덮으며, 반성도 함께 서랍에 집어넣는 것이 민망하기 때문이다.
굵직하게 울리는 코란의 기도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거리로 흘러나온다. 고기를 먹는 아이들 등 뒤의 쓰레기 더미에는 도 다른 남자아이가 들개, 까마귀와 서로 으르렁대며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음식을 남기는 것이 죄라면, 이 아이들이 그 죄를 씻고 있는 셈이다.
_헨미 요 「먹는 인간」
그래도 반성을 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