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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21. 2020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건만

 _김세현 「슈트, 남자의 미래를 바꾸다」

나는 매일 정장을 입는다. 나름의 취향도 고려하고 가성비와 간편함도 추구한다. 기왕이면 매일 입는 옷, 좀 알고 입으려고 읽었다. 사람마다 체형이나 취향에 따라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책에서는 다양한 경우를 다 고려하지만, 내 체형과 취향에 대한 부분만 골라 읽었다. 그래서 읽는데 얼마 안 걸린다.



슈트, 정확히는 남성용 정장에 대한 책이다. 가볍게 설명한다.


코코 샤넬은 "옷을 잘 못 입은 여성을 보면 사람들은 그녀의 옷에 주목하지만, 옷을 잘 입은 여성을 보면 사람들은 그녀라는 사람에 주목하게 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스타일


정장도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다. 군복 느낌의 영국 슈트, 우아한 이탈리안 슈트, 편리한 아메리칸 슈트 등. 그중 우리나라 사람에게 어울리는 건 이탈리아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 남성 체형에 잘 어울리는 슈트는 어떤 스타일일까? 이탈리아 남성의 체형이 한국 남성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슈트가 잘 어울린다. 이탈리아 슈트는 슬림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어 상대적으로 키가 커 보이게 해준다.



비스포크


냉장고 브랜드 이름인 줄 알았는데, 비스포크는 맞춤형 정장을 의미하는 거였다.


테일러가 각 고객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는 슈트를 비스포크 슈트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커스텀 메이트 슈트라고 부른다. 장인이 직접 손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만드는, 신체 각 부위의 구조에 맞춰 숨 쉬는 작품이다.


나는 기성복을 사면 된다. 어느 브랜드든, 가장 작은 사이즈를 달라고 하면, 어깨든 팔이든 가슴이든 허리든, 그냥 딱 맞는다. 바지 기장만 자르면 된다. 그래서 맞춤형 정장을 살 필요가 없다. 여자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가성비 있는 신체를 타고났다.



바지 주름


나는 바지 주름을 싫어한다. 처음에 멋모르고 취업준비 하며 샀던 바지들은 다 조금씩 길다. 그래서 주름이 잡힌다. 그게 싫어서 나중에 산 정장들은 조금 더 짧게 잘랐고, 주름이 적은 편이다. 이제 그것보다 더 짧게 자르고 싶다. 그런데 너무 짧게 자르지 않고도 주름이 잡히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기성복은 바지 밑단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 구매자의 키에 맞춰 기장을 줄이기 위해서다. 바지에 앞 주름이 생기는 브레이크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면 바지 기장을 수정할 때 모닝컷으로 수선하는 것이 좋다.
모닝컷이란 바지의 앞부분을 뒷부분보다 1.5~2센티미터가량 짧게 수전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러면 바지가 구두에 닿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어 핏이 한결 깔끔해진다. 또 밑단뿐 아니라 바지 가운데도 구김 없이 흐르게 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구두


스트레이트, 플레인 토, 몽크 스트랩, 로퍼, 슬립온 등 구두 종류를 설명한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구두는 없다. 끝이 둥그렇고 군화 같은 느낌의 구두를 좋아한다. 이마트 매장에서 판다. 끝이 뾰족하지 않은 구두가 많지 않아서 이마트에서 같은 걸로 2번 샀다. 이걸 부르는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더비 느낌인데...



넥타이


여러가지 넥타이 매듭법을 소개하지만, 자세히 안 읽고 넘겼다. 나는 오로지 자동 넥타이만 쓴다. 집에 넥타이만 열개 이상 되지만, 예외 없이 자동이다. 편하고 좋다. 다만 목에 완전 딱 맞게 조여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실용성이 가장 중요하다.



벨트


벨트도 종류가 있었다. 나는 벨트 안 한다. 어차피 몸에 맞는 정장을 샀기 때문에, 내려가지 않고, 다행히 아직 배도 안 나왔다. 앞으로도 배 안 나오게 운동해야지.



양말


양말은 아주 좋아한다. 다양한 색상별로 신는다.


양말의 컬러 선택이 어렵다면 고민하지 말고 바지나 구두와 같은 계열의 컬러를 선택하면 된다. 바지와 양말이 연결되어 보이면서 키가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흰색 양말을 신었다가는 본인도 보는 사람도 민망해진다.


흥. 나는 흰색 양말도 좋아한다.



머플러


목도리도 매는 방법이 다양했다. 다양한 건 알고 있었지만, 각각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다. 원 루프, 슬립 노트, 롤 노트, 아이비리그 노트 등등. 나는 아주 긴 목도리를 목에 여러번 칭칭 감거나, 넓은 목도리를 거지반 망또처럼 두르는 걸 좋아한다. 이런 스타일은 왜 이름이 없지...



안경


다양한 형태의 안경을 소개한다. 얼굴형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되는데, 내가 어떤 얼굴형인지 알 수가 없다.


각진 얼굴형은 각진 안경테를 착용하면 단점이 부각된다. 선이 부드러운 원형이나 타원형 안경테를 착용하면 단점이 보완되고 인상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단, 어둡고 굵은 뿔테는 답답해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편이 좋다.


얼마 전에 처음으로 안경을 샀는데, 오로지 패션용이다. 그래서 알도 없다. 안경 백화점이라는 곳에 가니, 2000원 짜리부터 다양하다. 내가 고른 안경은 5000원이었다.



코트


코트도 좋아한다. 체스터필드 코트, 트렌치 코트, 피코트, 발마칸 코트, 폴로 코트 등 종류가 다양하다. 내가 좋아하는 코트는 옆 칼라가 새워져 있는 스타일인데, 그런 건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 모르겠다. 입고 나가면, 지인들이 인민군이냐고 물어본다. 아니라고 쏴 버리겠다고 대답한다.



바지


잉?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건만 한국 남성들은 다리 길이로 고민이 많다. 그렇게 고민할 시간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구하는 편이 훨씬 낫다. 짧으면 짧은대로 그에 맞게 옷을 입어 개성을 살리면 된다.


맞다. 고민한다고 해결 안 된다. 개성도 못 살린다. 받아들일 수밖에.



기타


버튼, 색상, 라펠, 셔츠, 셔츠 칼라, 커프스, 슈트리, 손목시계, 포켓 스퀘어, 커프 링크스, 가방, 니트, 바지 등 꼼꼼히도 다룬다.



읽고 나서 확실히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과연, 나는 특이한 취향인 것이다.


※ 서평단 신청을 통해서 받은 책입니다. 별점은 생략합니다. 소중히 만든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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