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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17. 2020

호구는 달린다

좋아하는 출판사1 : 유유

달리듯이 책을 읽고 있다. 심하면 하루에 한 권씩도 읽었다. 지긋지긋 수집벽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책이 하나 생기면, 하나만 사면 될 일이지. 세트로 산다. 나 같은 호구를 노리고 요즘엔 출판사에서도 세트로 책을 낸다. 이미 나온 책들은 리커버 시리즈( 커버를 바꾸고 호구를 노린다 )로 재단장하고 있다. 책덕후 입장에서 책이 이뻐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마냥 행복할 수는 없다. 여자친구가 호시탐탐 버릴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사 모으는 데 열중한다면 언젠가는 핍박받는 날이 옵니다. 혼자 산다면 그럴 일이 없겠지만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면 책과 애서가는 어느 날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하죠.
 _조경국 「책 정리하는 법」



요즘에는 유유책으로 달린다. 작고 가볍게 만들어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금연의 어려움, 금주의 어려움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것도 중독이다. 훑어보면서, 이건 정말 재미없다, 이건 정말 의미없다 하는 것만 빼놓고, 괜찮아 보이면 일단 샀다.


새집으로 이사 가자 아내는 너그럽게도 방 두칸 가운데 하나를 내 서재로 쓰게 해 주었다. 나는 그 방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지금보다 더 좋았을 정도다. 여름이면 방바닥에 커다란 자리를 깔고 쓸 거리가 떠오르면 컴퓨터(이사한 뒤 곧 그 방에 컴퓨터를 장만했다) 앞으로 가서 잠시 글을 쓰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리에서 뒹굴며 쌓인 책 속에서 졸거나, 졸다 깬 그 자리에서 책도 읽고 일도 했다.
 _장샤오취안 「고양이의 서재」


그래도 언젠가 그럴듯한 서재를 만들어서 책들을 차곡차곡 쌓아놓을 날을 막연히 바란다. 그날이 왔을 때, 지금처럼 대부분의 책을 안 읽었다면, 방어 논리가 서지 않으니, 안보 차원에서 열심히 읽는다.



책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인데 너무 달리기만 했다. 이제는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봐야겠다. 그동안 읽었던 유유 책을 꺼내서, 밑줄 친 부분 다시 보고, 포스트잇 붙인 부분 들춰봐야지.


상식이 습관적이고 모방적인 한, 철학은 상식에 반대합니다.
 _윌리엄 앨런 닐슨 「열린 인문학 강의」




좋아하는 출판사1 : 유유


최근에 읽은 유유의 책과 독후감


 _이현주 「읽는 삶, 만드는 삶」

★★★★ 좋은 독후감이란 이런 거다


 _야스토미 아유무 「단단한 삶」

★★★★★ 매우 설득력 있는 개똥철학



 _김이경 「책 먹는 법」

★★★★★ 소리 내어 읽고 싶다. 쓰면서 읽고 싶다.


 _조두진 「소농의 공부」

★★★★★ 재미있는 책이고, 지식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텃밭 최고다.


 _장샤오취안 「고양이의 서재」

★★★★★ 책덕후의 일기


 _은유 「쓰기의 말들」

★★★★★ 나도 이런 거 하고 싶다. 나도.


 _가와사키 쇼헤이 「리뷰 쓰는 법」

★★★★★ 다시 한 번 읽어보니 괜찮은 책. 내 글도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_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구성이 너무 좋다. 지식도 감성도 깨달음도 다 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이렇게 좋을까.


 _정지혜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 이렇게 특이한 서점이 살아남아야 한다


 _김이경 「시의 문장들」

★★★★★ 시를 전부 읽지 않아도 좋다. 한 구절만 읽어도 좋다. 어쩌면, 한 구절만 읽는 게 더 좋다.


 _벤 샨 「예술가의 공부」

★★★★ 질소충전 과자


 _설흔 「우리 고전 읽는 법」

★★★★★ 조선의 싸이월드


 _윤성근 「작은 책방 꾸리는 법」

★★★★★ 재미있다. 서점이 망하면 작가 하면 되겠다


_원하나 「독서모임 꾸리는 법」

★★★★★ 독서모임을 오래 운영한 저자가 운영하는 모임은 어떨까. 한번 참가해보고 싶다.


 _이원석 「서평 쓰는 법」

★★★★★ 주기적으로 읽을 가치가 있다. 독자와 저자 사이에 다리가 있다면, 그게 바로 이 책.


_슈테판 츠바이크 「위로하는 정신」

★★★★★ 몽테뉴는 어떻게 해냈을까




사랑하는 작가1 : 최민석


사랑하는 작가2 : 박민규


사랑하는 작가3 : 한병철


사랑하는 작가4 : 강준만


좋아하는 출판사1 : 유유


좋아하는 출판사2 : 오늘의 젊은 작가


좋아하는 출판사3 : 쏜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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