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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Oct 17. 2019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다

_야스토미 아유무 「단단한 삶」

이 정도면 멘토라 할 수 있다. 나름의 개똥철학으로, 이렇게 사는 게 좋다! 외치는 사람이다. 우치다 타츠루 이후 두 번째인데, 이번에도 일본 사람이다. 일본에는 나름의 철학을 정립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출판사 유유에서 나온 책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유유 책은 표지가 똥이다. 대신 책이 얇고 재생지라서 가볍다. 표지마저 이뻤으면 여기 출판사 책은 다 샀을 것 같다.


표지가 똥


주로 독서 관련 책을 많이 낸다. 어차피 대부분의 책은 소수의 책덕후들이 사는 거니까, 이들을 주고객으로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영리하다.


우치다 타츠루가 가볍고 친근하게 이야기한다면, 야스토미 아유무는 정제된 이론을 정리해서 말한다. 목차를 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1. 자립에 관하여

2. 친구에 관하여

3. 사랑에 관하여

4. 화폐에 관하여

5. 자유에 관하여

6. 꿈의 실현에 관하여

7. 자기혐오에 관하여

8. 성장에 관하여



자립


나는 항상 큰 사람,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자립한 사람, 자유인이다. 자립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는데, 아주 흥미롭다.


자립은 많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다.


자립을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 오해했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의존을 줄이다 보면 소수의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면 오히려 종속되게 된다.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은 '자립'한 것이다.



친구


친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친구가 없어서 조금 민망했다.


누구하고든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될 수 없다.


저자는 이른바 파괴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친구로 오해하면 '친구 지옥'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저자의 부인이 이런 사람이었고, 결국 이혼을 하고 나서야 자살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강요하는 듯한 친구를 만나면 오히려 대립하는 게 좋다고 한다.


파괴적인 태도를 강요하는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호감을 받으면 당신의 자원을 빼앗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늑대가 양을 좋아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양에게는 늑대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적절한 비유다.



화폐


저자는 금융전문가여서, 경제에 대한 글도 많이 썼다. 여기에서는 간단히 다룬다. 화폐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는데, 재미있다.


화폐가 없던 시기에는 필요한 재화를 얻으려면 누군가와 교환해야 한다. 누군가가 가진 소를 잡아서 같이 먹고 나면, 언젠가 내가 사과를 땄을 때 나눠야 한다. 이런 교환이 가능하려면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아마 이런 게 가능했을 거다.


화폐는 신뢰 관계 없이 교환을 가능하게 한다.


화폐가 없다면,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언젠가 사과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소를 잡을 때 사과나무 집에도 나눠줄 수 있다. 받고 나서 주는 건 어렵지 않은데, 먼저 주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누군가 시작을 해야 하는데, 시작이 어렵다.


이 경우, 마치 '닭과 계란'의 관계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행히 인간에게는 신뢰 관계가 된다는 것은 그다지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 증거로 닭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계란에서 태어나 계란을 낳고 있지 않습니다. 이 관계는 생명 존재의 기본 구조라서 우리도 생명인 이상 닭과 계란의 딜레마를 극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계란도 해냈으니, 우리도 해낼 수 있다.


★★★★★ 설득력 있는 개똥철학





좋아하는 출판사1 :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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