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윤성근 「작은 책방 꾸리는 법」
아주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것도 같지만 어쩐 일인지 학교 공부는 잘하지 못했다. 어른들은 이 녀석이 책을 좋아하니까 공부도 잘할 거라 믿었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지하 매장과 앨리스의 토끼굴 이야기를 결합했더니 효과는 만점이었다. 꾸준히 홍보했더니 머지않아 '앨리스 책방'으로 소문이 돌았다. 매장까지 들어오는 지하 계단이 많다는 것도 이럴 땐 장점이 됐다. 입구에 닿기까지 조명은 조금 어둡게 하고 벽과 천장에 재미있는 포스터와 사진을 배치해 굴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고 문을 열면 반대로 밝고 아기자기한 소품이 한눈에 보이도록 연출했다. 점점 입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나중엔 신문, 잡지 그리고 텔레비전 뉴스에도 소개될 정도로 지하라는 단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면서 글 마지막에 "자신 있는 사람은 이 책방 한번 찾아봐라,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간판도 없다."라는 말을 덧붙여 놓았다. 아래를 보니 이미 댓글이 많이 달렸다. 다들 거기가 어디냐, 나도 찾아가 보고 싶다, 책방 찾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등의 재미있는 의견들이었다. 실제로 그런 도전 의식으로 책방을 방문했던 손님이 적지 않다. 나는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작은 책방도 마찬가지다. 거기서 일하는 일꾼이 가진 태도와 행동, 말투 등이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손님을 오게 할 수 없고, 오더라도 나중에 또다시 방문할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작은 책방의 매력, 그것은 곧 책방에서 일하는 일꾼의 매력과 이어져 있다.
좋아하는 출판사1 :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