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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l 05. 2020

옛날 중국 이야기

 _주영하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중국에 대한 책은 정말 많다. 다 나름의 정보와 분석을 담고 있다. 다만, 중국은 정말 빨리 변한다. 책이 나오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 그래서 예전의 중국 책은 이제 의미가 없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의미 있는 이야기였겠지만, 이제는 뻔하고 흔한 정보가 되어버렸다.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는 저자가 중국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세상문고」 시리즈기 때문에 읽었다. 놀랄만한 내용은 없었지만, 언어화된 문장을 보니, 맞아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화교


화교는 18892년 임오군란 때 들어왔다. 군란을 수습하기 위해 대원군이 청나라 군대를 요청했고, 그때 군대와 함께 상인들이 들어왔다. 이들이 눌러앉으며 화교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정희 정권 때 화교들의 재산권과 교육권을 박탈하면서, 대부분의 화교는 중국집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집이 더 많아졌다.


기름


중국인은 기름을 하루라도 먹지 못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며칠 동안 김치나 된장을 먹지 못하는 사정과 마찬가지로 기름에 볶은 요리가 없다는 점에서 그들은 고통스러워한다.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샤브샤브를 먹는데, 기름이 좀 적었다. 보통은 고기를 많이 집어넣고 먹는 편인데, 그날은 고기가 별로 없었다. 보다 못한, 당시 같이 일하던 과장님이 그냥 식용유를 부었다. 깜짝 놀라 물으니 기름이 너무 없어서 넣었단다. 우리는, 탕 위에 둥둥 뜬 기름을 걷어내는 경우는 있어도, 탕에 기름을 넣는 경우는 없다. 작은 사건이지만, 충격적인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요리


가정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언권이 강력한 북방인 부부는 함께 직장생활을 한다는 점까지 합쳐져 가정에서의 요리를 누가 담당할 것인가에 대해 분명한 구분을 두지 않는다. 전업주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대륙중국의 가정에서는 손님을 청했거나 특별한 날을 제외하면 점심과 저녁은 매우 간단하게 준비한다.


역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식당에서 배달을 하던 한 남자직원이다. 퇴근하고 뭐 하냐 물으니, 집에 가는 길에 장 보고 저녁할 거란다. 아.. 조금 놀랐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 사람들이 기름을 많이 먹는 대신, 차를 많이 마셔서 건강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흔하다. 그런데 녹차와 홍차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웠다.


또한 중국인은 보편적으로 계절에 따라 각각 다른 차를 마신다. 봄에는 양기(陽氣)를 보충하기 위해 화차(花茶)를 마시는 것이 좋고,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 덥기 때문에 녹차를 마셔야 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날씨가 추우니 홍차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여긴다.


문화


음식과 소비는 문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음식 문화가 어떻게 변하는지만 봐도, 중국 사회의 단면을 뚜렷이 볼 수 있다.


특히 오늘날 도시 사회에서 음식의 생산과 소비는 더 이상 남녀의 성 규정이나 가구집단의 특성, 나아가 생태적 특징을 담아내기보다는 경제적인 조건과 사회적 위계를 더 잘 드러내는 문화 현상이 되었다.
더욱이 식품 기업이 펼치는 마케팅 전략은 광고라는 수단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특정 식품의 정보와 호기심을 자극하여 식품 소비를 유도하기 때문에 집단적인 음식의 생산과 소비는 더욱 뚜렷하게 한 사회를 규정할 수 있는 문화적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실 다국적 식품 기업이 지닌 확산의 힘은 광고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국에서 출발한 다국적 식품 기업의 힘은 제3세계에서 '미국 식품=멋'이라는 도식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날 대륙중국에서 확산 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식 패스트푸드 식당과 식품들 역시 이러한 광고에 힘입어 새로운 풍조로 사회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 예전에 봤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무려 20년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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