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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ug 13. 2020

팔꿈치 사회

 _안광복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중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여있다. 다만 날카로움이나 참신함은 없다. 무던하고 약간 지루하고 딱히 욕먹을 부분 없게 썼다. 이런 느낌을 어디서 또 받았던 것 같은데, 이런 책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했더니, 교과서였다. 교과서 같은 책이다.



철학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많은 주제들을 다루었다. 쉽고 가볍게. 스윽스윽 훑어보면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름을 많이 수집할 수 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은 나중에도 곱씹을 만하다. 처음에 이 책을 샀던 이유도 이거다. 마음에 드는 인용구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다. 유명한 학자, 유명한 개념, 유명한 말. 소개하는 글을 소개한다.


이스털린의 역설


춥고 배고픈 서러움은 세상 그 무엇보다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해지면 재산은 '해석의 문제'로 바뀌어 버린다.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진 것이 많아져도 더 이상 행복도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꿈치 사회


팔꿈치 사회는 1982년 독일에서 '올해의 낱말'로 꼽혔다. 옆 사람을 팔꿈치로 밀치며 앞서가야만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무리를 이루는 인간


동물학자 클라이브 브롬홀에 따르면, 인간은 '영원한 어린아이'와 같다. 사람은 어른이 되어도 침팬지나 고릴라 새끼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 머리가 크고 피부에 털이 거의 없을뿐더러, 겁도 많고 외로움을 잘 탄다. 하지만 브롬홀은 바로 이 어린아이 같은 특징 때문에 인간이 무리를 지어 협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감정의 폭발


감정의 폭발은 배설과 같다. 남들 앞에서 화를 내거나 눈물을 쏟고 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 못 보일 짓을 했다는 후회가 찾아들기도 한다. 이때의 느낌은 화장실에서 일 보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였을 때 느끼는 수치심과 비슷한다. 카타르시스란 쌓인 감정을 드러내고 후련하게 털어버린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원래 카타르시스란 배설을 뜻한다. 낱말의 뜻을 따져보면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난 후에 왜 부끄러워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너 아이


심리학자 니콜라서 험프리는 그 이유를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 즉 '이너 아이'에서 찾는다. 사회 생활은 아주 복잡하고 미묘하다.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면 생활은 온통 오해와 다툼으로 가득 차게 될 터이다.
험프리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서부터 다른 이들을 이해하는 열쇠를 찾아낸다. 그는 엄마 생일에 장난감 로봇을 선물하는 남자아이를 예로 든다. 아이는 선물을 고르며 자신이 장난감을 받았을 때 기뻤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내가 기뻤으니 엄마도 로봇을 받으면 좋아하리라 예상한다.


기본소득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음의 소득세'를 앞세웠다. 사회의 평균 수입보다 적게 버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세를 받는 대신, 정부가 보조금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철학책. 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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