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화가 단단히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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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며칠간 계속 밤새 진료한게 화가 나는게 아니다. 이 시국에 대규모집회를 강행하여 전국에 코로나를 퍼뜨린 집단에 화가나고, 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나선 응급실 전공의들에 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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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 아산같은 지방소도시에 의무적으로 10년간 근무해줄 지역의사를 꼴랑 한해에 300명,즉 현재 의대정원의 겨우 10%만 매년 더 뽑겠다는데, 그것도 딱 10년간만 한시적으로, 그래서 헌법에도 보장된 지역주민을 포함 모든 국민의 빠짐없는 건강, 행복추구권을 조금이나마 달성한다는데,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고 응급실까지 닫게하고, 아픈 중환자까지 버려둔 채 파업에 나서야 할 절실한 이유인가?
정작 의대생과 젊은 전공의들 대다수가 서울 사람들이면서, 시골에는 올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오기 싫어하는 시골에 10년 의무복무 할 의대생을 정원외 10% 더 뽑겠다는데 왜 반대까지하고 심지어 환자를 버리고 파업까지 하는가?
지역의사들이 10년채우면 서울로 기어 올라가 당신들 밥좀 빼앗아 먹을까봐? 그럼 아예 30년 근무시키면 되겠네. 그럼 당신네들 잘난 서울의사선생님들 노후자금과 빌딩 사 놓은 후에나 지역의사 선생님들 개원하실 수 있게.
도대체 10%더 뽑은 지역의사가 얼마나 당신들 개업과 봉직에 경쟁자가 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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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훌륭하시고 똑똑하신 서울 의사양반들일지라도 이 곳 시골에는 말이오, 당신네들보다 좀 덜 똑똑해서 그깟 수능문제 한두개 더 틀렸다한들 시골 무지랭이 할아버지건, 술에 쩔은 노숙자건 돈없는 외국인 노동자건 간에, 그들이 아플 때 밤새 곁에 있어주는 의사가 필요한거요!
언제부터인가 서울이라는 땅은 제국주의 왕국이 되어 시골에 대해 군림하는 자세로 능률이라는 구실을 내세우면서 시골마저도 서울의 닮은꼴로 만들기 시작했다. 설사 위정자나 서울 사람들이 '전국 획일'을 원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이미 서울을 선망하기 시작한 지방 사람들은 서울을 흉내 낼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 의한 지방 지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지방은 서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우월감마저 가진 '서울제국' 시민들은 지방 식민지들을 차별하기 시작했다.
_김정호 「서울 문화제국, 지방 문화식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