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등갈비 김치찜을 만들었다. 등갈비를 이마트에서 사서 물에 담가놨다. 핏물을 빼는 과정이다. 잠시후 듬직한 등갈비와 김치 하나를 통째로 냄비에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붓는다. 갖은 양념을 넣고 팔팔 끓인다. 버섯, 파, 양파 등을 넣고 조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아이고 잘 한다. 요리도 너무 잘하네.
엉덩이를 토닥이며 칭찬하니, 여자친구가 훽. 돌아본다. 달려들어 목을 물어 뜯으며 외친다.
나 요리 시키려고 칭찬하는 거지!!
내가 칭찬을 좀 하려고 하면, '능구렁이 같다, 여우 같다' 하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자기를 이렇게 부려 먹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거다. 나로서는 억울할 뿐이다. 선의에서 나온 칭찬일 뿐인데 말이다.
시금치
여자친구가 처음부터 요리를 한 것은 아니었다. 요리도구가 전혀 없던 여자친구의 자취방은 요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오히려 나는 요리를 취미로 했다. 내가 사는 원룸으로 초대하면 스테이크니 파스타니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요리를 열심히 만들어 줬다. 장도 종종 같이 봤는데, 그러다 시금치를 발견했다. 왠지 같이 삶아서 나물로 무쳐 먹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여러 모로 좋은 데이트가 될 거라 생각했다.
시금치를 데리고 왔다. 먼저 씻고 다듬었다. 먹기 좋은 크기로 뚝뚝 잘라서 소금물에 데쳤다. 찬물에 씻고 물기를 짜고 나서 갖은 양념을 넣고 무치면 된다. 마침 집에 통깨도 있어서 솔솔 뿌리니 씹는 맛과 소리가 배가된다.
이게 여자친구는 꽤 재미있었나 보다. 그 다음에 부엌이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간 후에, 찌개와 볶음밥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범위를 넓혀서 이제는 내가 엄두도 못내는 메뉴도 하나둘 두들겨 본다. 어제는 내가 불고기 파스타를 했고, 오늘은 여자친구가 등갈비 김치찜을 했는데, 둘 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오늘 이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갈비를 쳐다보는 여자친구에게 '갈비찜도 한 번 해볼까?' 너는 할 수 있을 거라고 낚시줄을 던졌다. 도전정신으로 불타는 눈동자를 나는 보았다.
조금만 더 구슬리면, 갈비찜 먹을 수 있겠다.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칭찬을 해 줌으로써 동기 부여를 하려한다. 그러나 이런 과잉 칭찬은 컨트롤러형에게는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다. 전형적인 컨트롤러형은 무엇보다도 '컨트롤당하고 싶지 않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상대가 지나친 인사치레로 들릴 만한 표현을 사용하면, 일단 칭찬해서 기분을 띄워 놓은 다음 자기 뜻대로 유도하려는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조정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 저의를 읽어 내려 애쓴다. 따라서 너무 지나친 칭찬은 컨트롤러형에게는 별로 효과적인 칭찬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컨트롤러형을 칭찬할 수 있을까?
우선 그 사람 개인이 아니라 그가 속해 있는 팀의 일하는 모습이나 분위기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좋다. "자네 팀의 K씨는 요즘 실적이 꽤 좋더군." 혹은 "자네 팀은 일에 대한 열정이 다른 팀보다 뛰어나더군." 처럼 말이다. 이런 칭찬은 컨트롤러형의 내면에 생길 수 있는 '조종당한다.'는 느낌을 일시에 해소시켜 준다. 특히 컨트롤러형이 팀 리더라면 리더의 역량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칭찬으로 기능하기 쉽다.
오너 경영자, 특히 창업자는 절반 이상이 컨트롤러형이다. 이런 경영자에게 "사장님은 정말 리더십이 훌륭하세요!" 라고 말하면 바로 "자네에게 그런 말 따윈 듣고 싶지 않네." 라는 듯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_권희춘 「칭찬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