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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pr 25. 2021

출판사의 말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


작은 핸드백에 쏘옥 들어가지 않으면 책이 아니다.
벽돌이다.


위 문장을 출판사의 모토로 삼고 있다. 책은 작고 얇아야 한다. 그동안 사적인사과지적인수박(구 나는너를응원할것이다)에서 만든 책은 전부 높이가 200mm였다. 하필 왜 200mm였냐면, 한병철 때문이다. 한병철의 책을 평소에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핸드백에 쏘옥 들어가는 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높이 200mm로 책을 만들었고, 잘 가지고 다녔다. 핸드백을 바꾸기 전까지는.


핸드폰은 커지고 핸드백은 작아진다. 달력 넘어가듯 변하는 트렌드의 속도감 앞에서 인간은 작아진다. 그래서 핸드백을 또 샀다. 바꾼 핸드백에는 높이 200mm 책이 너무 크다. 대신 유유 책, 쏜살 책, 그리고 북저널리즘 책을 넣어가지고 다녔다. 공교롭게도 전부 높이가 188mm 다. 그래서 이번 책부터 높이 변경!! 종이를 아낀 만큼 가격도 낮췄다. 책을 읽고 악플을 달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이 저렴하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존댓말이 절로 나온다.)


100부만 인쇄했다. 그동안 만들었던 책이 팔리는 속도를 보면서 인쇄 부수를 정했다. 열 명이 넘는 저자가 함께 만들어서 스스로 소화하는 경우에는 이삼백 권도 문제 없지만, 단독 저자라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 도서산업의 성장률, 1인당 독서율을 참고해서, 지인 효과를 제외하고, 온라인에서 판다고 했을 때 10년 안에 소화가 가능한 수량이 이 정도다. 1쇄가 10년안에 다 팔리면 2쇄도 찍어야지, 하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단으로 인용한 문장이 꽤 많다. 겨우 100부 인쇄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또 존댓말이 나온다.) 잘 안 보이도록 일부러 흐릿하게 인쇄했다. 우리를 고소하지 않는 작가와 관대한 출판사에 미리 감사를 표한다.





2021년 5월 브런치북/독립출판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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