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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30. 2021

요즘 아이들의 꿈

여자친구의 느닷없는 꿈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너는 꿈이 뭐야?


요즘에는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 만약 물어본다면,


너는 꿈이 뭐였어?


과거형이다. 마치 꿈은 어린이만 꾼다는 듯이. 꿈 없이 앞으로 달려만 가는 질주사회에서 어린이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효율적인 달리기를 위해서는 수면의 질도 조절해야 한다. 꿈을 꾸지 않도록 신체도 정신도 가장 효율적인 상태로 통제한다. 통제는 꿈보다 아름답다고 여겨진다.


요즘에도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까.


꿈이 '이렇게 살면 평탄하겠다' 라는 소박한 바램을 이야기한다면, 많은 아이들이 꿈을 꾸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지난 20년간 아이들의 희망 직업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기술 혁명에도 불구하고 십대들은 여전히 교사, 의사,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나왔다.
 _한국경제 「디지털시대에도 아이들 꿈은 여전. 교사·의사·변호사 선호」 2020-01-23 기사


한국경제 기사에서도 보여주듯이, 아이들은 교사, 의사, 변호사를 꿈꾼다. 실제로 이루는 경우도 많다.

꿈이 '이렇게 살면 남들한테 부러운 눈길 받을 수 있겠다' 라는 솔직한 바램을 이야기한다면, 역시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인남녀가 `건물주`보다 더욱 희망하는 꿈의 직업으로 `창업 성공자`를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4091명을 대상으로 `꿈꾸는 직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7.8%가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의 직업이 있다`고 답했다.
 _매일경제 「성인남녀 꿈의 직업 2위는 건물주 1위는 창업」 2020-01-11 기사


매일경제 기사에서도 보여주듯이, 의사가 되지 못하고, 변호사가 되지 못한 어른들은 다른 꿈을 꾼다. 창업하거나 건물주가 되고 싶어 유튜브를 찾아본다. 꿈에서 깨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꿈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


누구나 소박한 꿈을 꾸고, 누구나 허황된 꿈을 꾼다. 개인의 특성도 있겠으나,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건 계층이다. 안타깝지만, 꿈도 현실에 맞춰 꾸는 것이다.


연구진이 만난 청소년들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보다는 또래와 부모 등 주변의 반응을 토대로 꿈의 경계를 그어갔다. 계급에 따른 가정환경이 청소년의 꿈과 직업에 영향을 줬고,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을 수정하길 반복했다. 어느새 꿈은 자동차나 옷차림처럼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늠하게 하는 표식이 되었다. “노력만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직업이라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는 청소년이 있는가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멋쩍게 웃는 청소년도 있었다. 자신이 속한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꿈을 꾸는 행위만이 아니라, 꿈을 대하는 태도와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_경향신문 「꿈마저 현실에 맞춰 꾸는 10대들」 2020-05-02 기사


상류층의 아이들의 꿈은 예상가능하다. 의사, 변호사 등 이미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다. 경향신문 기사에는 경찰을 꿈꿨다가 어머니에게 혼난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도 한의사기 때문에 아마 의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는 건 하류층 아이들의 꿈이다. 현실적인 제약을 알고,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을 꿈꾸지는 않는다. 마냥 안타깝지만은 않다. 부모의 방임 덕분에, 꿈은 오히려 더 다양한 방향으로 향한다. 아이돌, 프로게이머, 일러스트레이터, 웹툰작가, 운동선수, 바리스타 등은 주로 하류층 아이들의 입에서 나왔다. 미래에 이 직업이 어떤 대우를 받을지, 이 아이들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남들 꿈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도 잊고 있던 꿈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내 꿈이다.




01 바람 피다 걸리면 무슨 벌을 받을 거야

02 요즘 아이들의 꿈

03 어린시절 내 꿈은

04 내 꿈은 과일가게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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