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2021년 이댄문학상을 발표한다. 매년 6월1일이 기준이다. 재산세 부과의 기준이 되는 날이다. 이댄문학상도 재산세 고지서와 마찬가지로, 아무나 받는 건 아니고, 쉽게 받을 수 없지만, 받으면 왠지 좀 그렇다.
어떤 기분인지 모르겠다면, 시험 삼아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보자. 대부분 축하해줄 것이다.
나 이번에 종부세 고지서 받았어..
와 대단하네. 상위 1% 자산가였네. 축하해.
다들 축하한다지만, 세금 폭탄을 맞은 사람 기분은 좀 그렇다.
비슷한 이름의 문학상이 하나 더 있다. 문학사상사의 이상문학상이다. 매년 베스트셀러와 젋은 스타 작가를 배출해왔다. 대신 수상자에게는 소소한 갑질을 행한다. 저작권도 가져가고, 다음 작품도 여기서 내야한다. 이댄문학상은 저작권을 가져가지 않는다. 다만 질투할 뿐이다.
이댄문학상은 크게 세분야로 나누어 수상한다. 작년 6월1일부터 올해까지의 글 중 혼자 보기 아까운 작품 셋을 선정한다.
① 내글
사후에나 빛을 발할까 발을 동동구르게 되는 작품을 골랐다. 니체는 자신이 쓴 작품을 사람들이 몰라보자, 스스로를 홍보하는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게 「이 사람을 보라」다. 니체만큼 뻔뻔해지고자, 나도 내 글을 골랐다. 이 사람을 보라.
② 남글
사람이 여유가 없으면 악독해지는 법이다. 내 글이 묻히자, 남 글을 흉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디 악플 달만한 글 없나.. 배회하며 찾아읽었고, 배가 아팠다. 개중엔 질투의 화신인 나조차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글도 있었다. 혹시 이걸 나혼자만 읽을까 걱정되어 선정했다. 취지에 맞게, 다음이나 카카오 메인에 올라간 글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한다.
③ 밖글
내글과 남글은 브런치 글을 대상으로 한다. 좋은 글이 많다고는 하나, 브런치는 작가지망생이 쓴다. 이미 경지에 올라서 귀감이 될만한 글은 브런치 바깥에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선정했다. 링크를 걸어야 하니, 인터넷에 공개된 글에 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