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윤여정이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결정했다. 고심에 고심을 더해 선정한 수상작을 발표한다. 두구두구두구..
① 내글
쓸 때는, 와 이거는 대박이야.. 하며 자판을 두드리지만, 다시 읽어보면 지우고 싶은 글이 태반이다. 그중 하나를 선정하려니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처음 작성해서 올릴 때보다 더 민망해서,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 온 머리를 빠짐없이 긁적이다 고른 작품이다. 요약하자면, '나는 회피적 성향이다, 아니야 안정적 성향이라고 하자, 아 그런데 시간집착형 성향인 것 같기도 하고...' 다. 다시 읽어보니 구조도 좀 이상하고 어설픈 느낌이 들지만, 능력의 한계로 인해 더 쉽게 쓸 수가 없다. 그래도 장점이 있다. 밑도 끝도 없는 창의성과 친일 논란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인해 선정되었다.
② 남글
이 글은 읽어야 한다. 우울을 이야기하는 글은 많다. 나는 우울해요!! 라고 외치는 글은 둘 중 하나다. 그 우울함이 그대로 전해져 읽는 독자까지 우울해지거나, 상투적인 표현과 묘사로 인해 지루해진다. 작가 조매영은 우울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아름답고 흥미롭다. 다자이 오사무가 그리는 우울이 귀엽다면, 조매영의 우울은 아름답다. 위로와 힐링을 이야기하는 건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겠지만, 저자의 글은 시간이 지나도 남을 것 같다는 예상이 든다. 질투난다.
③ 밖글
작가지망생의 기를 죽이는 글이다. 만나면 한소리하고 싶다. 아니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요?!
의미 있는 이야기는 보통 재미가 없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보통 의미가 없다. 작가는 한 명인데, 한 명이 로또를 두 번 맞을리 없기 때문이다. 「기생충」 한 작품에 아카데미가 상을 네 개나 주는 게 말이 되나?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봉준호는 트로피를 두손 두발로 들었고, 나도 김영민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선정된 세 작품, 다 축하한다.
끗
후원하는 것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