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대표주자
가짜뉴스 하면 태극기 부대에서 자주 본다는 유튜브가 먼저 떠오른다. 사실을 교묘하게 짜깁기 하는 것부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형태까지 다양하다. 그래도 언론에서 가짜뉴스를 가려주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쓴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가끔은 언론에서도 가짜뉴스를 뿌리고 다닌다.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경제는 기사를 통해, 기업의 상속세가 87%에 달한다며 경영권 유지가 어렵다고 징징댄다. 전부터, 한국경제는 상속세가 비싸다며 깎아달라고 보채는 기사를 상습적으로 쓰곤 했다. 유명한 기업에서 상속이 이루어지기라도 하면, 물 들어올 때 노 젓듯이, 상속세 기사를 복붙해서 업로드한다.
팩트를 보자. 우리나라는 소득세가 낮고 상속세가 높은 나라에 속한다. 나라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그 철학은 조세제도에 반영이 된다. 우리나라는, 세금을 많이 안 걷을 테니 일단 열심히 투자하고 소비하라는 의미에서 소득세를 낮게 책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상속세는 높다. 하지만 이 높다는 정도가 어느 정도일까. 정말로 한국경제에서 말하는 대로 87%에 달할까.
국민소득 3만 달러이면서 인구가 5000만이 넘는 국가를 기준으로 보면,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상속세율이 높다. 일본은 상속세 최고세율이 55%로 한국(50%)보다 높다. 영국은 최고 상속세율이 40%지만 소득세 최고세율은 45%로 한국(42%)보다 높다. 미국의 경우 상속세율은 40%이며 소득세 최고세율은 주세를 포함할 경우 46.3%에 이른다.
_경향신문 「상속세가 기업경영 위협한다?」 2019-04-30 기사
최고세율은 50%인데, 어차피 최고세율은 의미가 없다. 공제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가 낼 일은 없지만, 그래도 얼마나 거짓말을 하는지 궁금하니까, 실효세율을 한번 보자.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에 달하지만 최근 5년간 실효세율은 평균 14.2%에 불과했다. 과세 대상자도 많지 않다. 2017년 기준, 상속세가 부과된 인원은 6986명이다. 이에 비해 과세 미달자는 22만2840명에 달한다. 총 피상속인의 3%만 상속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상속세에 광범위한 감면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_경향신문 「상속세가 기업경영 위협한다?」 2019-04-30 기사
14% 납부한다.
고작 14% 때문에, 다 큰 어른들이 이렇게 거짓말하면 안된다.
“난 그쪽과 결혼해야 돼요.”
“누구 마음대로!”
“어른들의 명령으로요.”
지지 않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헛하는 기막혀 하는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서라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어른들 꼭두각시 노릇이 재미있나 본데 난 아니야.”
“그쪽 역시 이 결혼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 그쪽 얘기가 맞아. 하지만 내가 이 결혼을 거부할 거라 생각은 안 해 봤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결혼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잘못 안 듯했다.
“유산 받아야 하잖아요. 아버님 명의로 되어 있던 주식 14퍼센트. 그래야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14퍼센트에 미련이 없다고 한다면.”
서라는 눈을 똑바로 뜨고 무경을 응시한 채 또박또박 말했다.
“전 이 결혼할 거예요.”
_세희 「14퍼센트의 욕망」
본질은, 그 14퍼센트의 상속세를 내기 싫다는 것이다. 어려운 말로 조세저항이라고 한다. 상속세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거나, 중소기업을 무너뜨리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기 싫은 것이다. 그 마음은 이해가 가나, 그렇다고 가짜뉴스를 만들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