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속초여행 03
강원도하면 꾸불꾸불한 도로가 떠오른다. 보통 5시간 걸렸다. 이제는 달라졌다.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뚤린 덕분에 3시간이면 간다. 고속도로 개통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다. KTX로 부산까지 2시간반이면 가는 시대에, 강원도는 왜 이제서야 고속도로가? 왜 진작에 개통하지 못했는지는 쉴틈없이 만나는 터널을 보면서 깨달았다. 단순히 산에 구멍을 낸 게 아니다. 강원도에 구멍을 냈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 터널은 산을 뚫고 강원도를 관통해 바다까지 이어진다. 구멍애서 빠져나오니 양양이다. 바로 위가 속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예상대로만 흘러간다면, 삶은 단조로워지고, 기상청이 욕 먹을 일은 없을 거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 강수적중률은 40%다. 강수정확도는 90%다. 차이가 꽤 크다. 강수적중률은, 비가 온다고 했고, 실제로 비가 오면 적중이라고 본다. 적중이 쉽지 않다. 강수정확도는, 비가 온다고 하지 않았고, 실제로 비가 오지 않으면 정확하다고 본다. 꽤 정확하다.
기상청은 오늘 비가 온다고 했다. 하지만 적중률은 절반이 안되니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는 폭우였다. 여행을 가면 항상 비가 온다. 저번에도 그랬다. 여행마다 왜 비가 오냐며 분해하는 아내에게 어디서 주워들은 문장을 던졌다.
매일 맑다면
사막이 되겠지
매일 맑다면
사막이 되겠지
하지만
이렇게 가다간
바다가 될거야
_천계영 「좋아하면 울리는」
04 호텔보다 에어비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