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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ug 07. 2021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 순간이다. 도망치고 싶은 순간. 누군가 내 글에 대해, 내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나는 언제나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퀴벌레가 나타낼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도망치지 못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팔굽혀펴기를 했다. 헉헉 대면서 결국 다 들어버렸다.


오디오북은 아니다. 오디오클립. '꼬꼬마'라는 진행자가 책의 일부분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책소개 방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지에서 몰래 글을 썼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투덜대며 꾸준히도 써내려갔다. 무플 보다는 악플이 났다고 생각했다. 겨우 200부 인쇄지만 어찌되었든 양지로 내놨다. 동네에 있는 작은 서점에 입고해 바들바들 떨며 사람들의 평을 기다린다. 무플, 악플 할 거 없이 두렵다. 바퀴벌레처럼 말이다.


팔굽혀펴기를 조금 더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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