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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Aug 20. 2021

증오팔이가 먹힌다

 _강준만 「증오상업주의」

다양한 분야에 글을 쓰는 강준만이지만 주분야는 언론이다. 오랜만에 전공에 대한 책을 썼다. 미국의 언론지형을 먼저 다루지만 결국 국내로 시선을 옮긴다.



1. 편향성


공정함을 당연한 가치라고 여기던 시절, 폭스 뉴스가 나타났다.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간 외쳤던 공정함과 달리 언론계는 이미 편향된 지형, 민주당으로 편향된 지형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대신 자신은 공화당으로 편향하겠다는 의도를 당당히 밝히고 실천에 옮긴다. 그 방식은 매우 노골적이다. 반대하는 인사를 불러서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시청률을 높였다. 언뜻 보면 말도 안되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로 시청률은 CNN을 능가해버렸다. 편향성은 돈이 된다.


2. 중립은 악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집단은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호전성을 띤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겠지만 보다 과격한 소수가 전반적인 분위기를 좌우한다. 인터넷은 집단의 사상을 강화한다. 다른 입장을 접해도 어리석고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치부해버린다.


프리드먼은 "요즘 정치인은 블로그를 검색하고 트위터 반응을 기록하면서, 대중을 이끌고 가야 할 곳이 아니라 대중이 지금 모여 있는 곳에 집중하고 있다.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시대임에도 '팔로'하는 사람만 있을 뿐 이끄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_강준만 「증오상업주의」


3. 정치인 혐오


당파 싸움이 시작되면 시청률이 높아지고 투표율도 올라간다. 증오 장사가 잘 먹힌다. 상대 진영을 욕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인을 싸잡아서 욕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정기적으로 물갈이가 벌어지는 이유다. 물은 그대로인데 물고기만 바뀐다면, 물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시스템은 바뀌지 않고 정치 지형도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매번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물갈이가 이루어진다. 언제나 초선의원이 절반 이상이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4. 타협


강준만이 좋아하는 그래서 자주 소개하는 솔알린스키가 또 나온다. 일반적인 진보 지식인이 타협을 더럽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솔알린스키는 타협을 찬양한다.


그런데 진보주의자들은 타협을 더럽게 생각하는 고질병을 앓고 있다. 이걸 방치할 알린스키가 아니다. 그는 "타협은 허약함, 우유부단함, 고매한 목적에 대한 배신, 도덕적 원칙의 포기와 같은 어두움을 가지고 있는 단어"지만, "조직가에게 타협은 핵심적이고 아름다운 단어"라고 주장한다.
 _강준만 「증오상업주의」


5. 안철수


마지막으로는 한국적 극중주의를 표방하는 안철수를 다룬다. 좌우 어느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는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마찬가지의 이유로, 양쪽의 증오를 받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편이 아니고 우리 편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아무도 증오로 대하지 않았지만, 그는 증오의 폭격 대상이 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 안철수가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 또는 세력이 승리하는 데 위협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_강준만 「증오상업주의」


6. 해결방안


강준만식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한국사회가 오랜기간 유지해온 총체적인 병폐인 만큼 해결방법도 오랜 노력을 요구한다.


첫째. 증오정치에서 자유로운 비무장지대를 넓혀가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다 바뀌어야 하나? 인사도 예산도 전부 다 바뀌다 보니 목숨을 걸게 된다. 패거리 싸움은 신념만큼 이익에 부합한다. 다음 정권에는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역체계도 바뀌게 될까? 그러지 않으려면 과잉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사와 예산을 투명하게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둘째. 참여는 중요하지만 인물 중심보다 의제 중심참여로 가야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다 바뀐다고 생각하고 상대 진영 대통령이 되면 이민을 간다느니 막말을 하고 국정운영이 잘못되기만을 바란다. 정치가 선악의 문제로 치부되지 않고 선거가 단죄가 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인정투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왜 이렇게 싸우나. 입신양명을 통해 인정을 받기 위해서다. 상대방에게 권력을 주지 않고 전부 우리가 가져와야 사람들이 알아준다. 이걸 막으려면 우리가 먼저 알아주지 않아야 한다. 누가 국회의원이 되고 지인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부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무의식 중에라도 우와하고 입 벌리지 않아야 한다.


★★★★★ 중요한 주제지만, 미국 이야기다보니 다소 지루.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이름만 나온다. 안철수 나오면 엄청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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