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얼마전에 윤석열이 하던 방식대로 물을 많이 넣고 김치국을 끓였다. 윤석열식 김치국이라고 내놓으니 선이 헛웃음을 짓는다. 후르릅, 맛을 보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감칠맛이 안 느껴진다고 식탁을 엎으려 한다. 들썩이는 식탁을 잡으며 사과했다. 감칠맛이 부족하다.
※주의 : 얼마전 윤석열을 그리고 나서 이재명에 도전했습니다. 사진을 보고 따라그리는데, 선택한 사진이 마침 눈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필요이상으로 귀여운 느낌이네요.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부 독자에게는 매우 혐오스러운 내용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다음 글은 다시 책입니다.
이번에는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을 보았다.
워낙 굴곡 있는 삶을 살아서 그런지 재미는 있었다. 초등학생 때 먹고 살기 힘들어서 공장에서 일하고... 형들이 싸움 붙여서 억지로 싸우고, 겨우 아이스크림 때문에! 그러다 다치고 배상도 못 받고 고생하다가, 어찌저찌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고, 대통령 필수코스라는 인권 운동에 뛰어들다가, 국회의원은 안 하고, 지방자치단체장만 하다가, 프랑스 정치인도 아닌데 여배우에게 있지도 않은 점을 보여주고 난리를 치다가. 지금은 랩하고 노래하고 난리다. 차라리 욕을 시키면 더 찰지게 할 듯하다.
예능은 꼭 이렇게 만들어야 하나? 정치인을 불러놓고 갑자기 랩을 시키고 노래를 시킨다. 보는 사람은 그 장면이 하나도 재미있지 않은데, 연예인들은 숨 막힌다는 듯이 손뼉을 친다. 보는 내내, 방송국 놈들 힘들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연예인이 돈을 많이 버는 이유가 있겠지. 부장님 개그에 폭풍 리액션 하면서 거짓 눈웃음을 만드는 우리네 모습이 떠오른다. 정치인을 다룰 줄 아는 연예인이 부족하다. 최욱이나 정영진 불러다가 한바탕 놀게 하면 훨씬 볼만 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욕하면서도 봤다. 중후한 백발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백발 신사를 동경했다. 백발의 조민기(권력형 상습 성범죄자), 백발의 신성일(불륜 저지르고 책에다 대놓고 명시), 백발의 강성훈(팬 선물을 중고나라에 판매하고 젝스키스 탈퇴), 백발의 도널드 트럼프(대선 패배를 발판 삼아 금발에서 백발로 변신 성공) 다 백발이다. 그런데 왜 다들... 이렇게 되었나. 아무튼 백발은 멋지다. 다마키 고지라는 일본인도 있다. 조남지대 아니고, 녹색지대 아니고, 안전지대라는 록밴드 보컬이다.
원래 이재명의 이미지는 일은 잘 하지만, 싸가지 없고 입이 거친 도전자에 가까웠다. 머리도 검어서 날카롭고 얍삽한 느낌으로, 음주운전할 것 같은 인상이었다. 작년부터 코로나 대응으로 바쁘고 염색할 여유가 없어, 머리는 조금씩 하얗게 변해갔다. 그러다 모친이 임종을 맞을 때, 반 백발이 되었다. 백발이 되고 나서는 좀 그럴 듯하다. 공무원을 사칭하더라도 믿을 것 같은 분위기다.
백발의 대통령이라 멋지지 않은가? 계란말이 잘 만드는 대통령도 탐나지만 이번에는 백발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