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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Nov 26. 2021

처음 참여한 북페어

조용한흥분색

첫번째 북페어 참여가 끝났다. 내 이름으로 낸 책도 처음이지만, 이걸 사람들이 있든 곳으로 가서 팔다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군산에 위치한 조용한흥분색이었다. 작은 서점이겠거니 했는데 카페와 붙어있는 꽤나 그럴듯한 공간이었다. 책도 있고 친환경 제품도 있었다. 평소라면 정신없이 구경했겠지만 이날은 잔뜩 긴장해서 앞만 보고 있었다. 결국 끝나는 순간까지 서점 구경은 못하고 말았다.


서울에서 열심히 달려갔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천안부터 미친듯이 막히기 시작해서 무려 한 시간을 늦었다. 12시에 행사가 시작되었는데 이때 오신분들는 보지도 못하고 간거다. 안그래도 처음이라 어리버리한데 미안한 마음에 더 얼어있었다. 원래 책 설명도 다 해주고 서명도 해주고 하는데, 처음엔 그냥 판매원처럼 팔기만 했다. 서명하는 것도 몇번이나 잊었다.



내 지갑을 여는건 참 쉬운데, 남 지갑은 왜 이렇게 안 열리는지 모르겠다. 북페어에 와주신 분들이 적지 않았지만, 내 책 앞에만 오면 신중한 소비자가 되었다. 하나둘 팔리기 시작했지만 하나둘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래서 놀러온 사람으로 정체성 변경! 다른 작가님들 작품을 구경했다. 세상에는 정말 신기한 사람, 대단한 사람이 많다. 열심히 구경하고 일부 책은 사기도 했다.


돌아와서 정산해봤다. 생각보다 팔렸네? 하고 좋아했는데, 체크해보니 민망하게도 매출의 대부분은 다른 참여 작가님들이 올려주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조용히 앉아 있는 초보 작가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내가 작가님들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후후.


작가고있네님 @kidult_book , 하성주님 @ha._pd , 문여정님 @hahabalm , 김민지님 @gretabooks , 하정님 @goodsummer77 , 준희자영님 @brown_books 은 좋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름은 모르지만 (사실 모르면 안되는데.. 이름 물어봐서 싸인해줬는데..) 책을 사간 소수의 깨어있는 지식인들. 이들의 존재로 인해 군산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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