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본 음식은 튀김이다. 서점 #냉장서고 가 문을 닫기를 기다려서 텐동을 먹자고 졸랐다. 텐동은 텐뿌라(튀김)과 돈(덮밥)을 합친 말이다. 간단히 말해, 튀김 덮밥이다. 튀김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좋아하는 야채나 고기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새우 튀김, 단호박 튀김(이날은 단호박이 없었다), 가지 튀김, 연근 튀김, 김 튀김 등등 열거만 해도 맛있을 것 같다. 튀김이니까 당연히 맛있어야 하고,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호 | 오히루텐 @ohiruten 위치 | 김해시 봉황동 223-4 시간 | 매일 11:00-20:30 특징 | #봉리단길 #텐동맛집
봉리단길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두군데 생각했다. 하나는 태국음식이고, 다른 하나가 텐동이었다. 오늘 태국음식 가게는 사람이 다 차있어서 엄두를 못냈고, 텐동 가게로 들어왔다. 인기 있는 맛집이라고 들었는데 한가해서 눈치 보지 않고 천천히 먹었다. 평일에는 맛집도 여유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회전문서재 대표 꽃기린과 #냉장서고 대표 mopo까지 튀김덮밥 삼자대면이었다. 나는 눈치 없이 제일 양이 적고 저렴한 걸 골랐다. 워낙 소식하니까 당연히 작은 걸 골라야 하지 않나, 하고 mopo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꽃기린도 당연히 작은 걸 시킬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양이 가장 많은 스페셜텐동을 골랐다. mopo 작가도 스페셜텐동을 주문했다. 생맥주도 시켰다. 많이 시켰는데도 정신없이 먹었다. 엄청 큰 표고버섯도 맛있었다. 나와 꽃기린 둘다 꽤나 과식했다. 숙소에 돌아가서도 꽃기린은 더부룩한 속 때문에 손과 발을 이리저리 마사지 하느라 고생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움푹 파인 부분을 합곡혈이라고 하는데, 소화가 잘 안될 때 누르면 좋다.
왜 이렇게 많이 먹었냐 물어보니, 나보고 바보란다. mopo 작가 대접하는 자리인데 가장 작은 걸 시키면 어떻게 자유롭게 먹고 싶은 걸 시키냐는 거다. 듣고 보니 일리 있다. 중화요리 가게에서 마음껏 시키라고 말해놓고 ‘나는 짜장면!’을 외쳤다는 옛날 개그가 떠올랐다. 눈치 빠른 꽃기린이 아니었다면, mopo 작가는 우리와 헤어지고 집에 가서 라면을 끓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러면 조금 절제하면서 먹던가. 배려도 좋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과식하면 어떡하나, 도대체 누가 바보인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는 못했다. 나는 제일 작은 걸 먹었는데도 더부룩했다. 원래 위가 작아서 1인분을 다 먹으면 조금 힘들다. 그런데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다. 제일 작은 걸 눈치 없이 시켜먹고도 배부르다고 힘들어 하는 나와 배려한답시고 제일 큰 걸 시켜먹고 힘들어 하는 꽃기린 중 누가 더 바보일까. 물어보지는 못하고 배만 문질렀다.
배를 문지르며 청춘특별시를 읽었다. 며칠 후 독서모임에 참여하려면 읽어야 한다.
제목 | #청춘특별시 @youth.special.city 저자 | 빛솔
상대에게 나를 그려 달라고 해 보니 이게 나인가 싶습니다 누구라도 내 마음에 쏙 들게 그리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너무 목매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식과 실력대로 밖에는 그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