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었다, 활짝
존재 자체가 기적이던 꽃씨는
바람에 싹을 내렸다.
파릇파릇한 새내기 시절을 흘려보내고
누구 말마따나 천번은 흔들리고 나니
세월을 머금고, 나는 피었다, 활짝.
아이 이뻐라. 한창 좋을때다...
꽃은 원래 보는 사람이 좋은 법이다.
하지만 나는 보는 사람을 위하여 핀 것은 아니다.
꽃은 원래 꺽는 사람이 좋은 법이다.
미세먼지를 온 몸으로 맞으며 소확행에 다시 소확행에
큰소리로 흔들거린다.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지만...
자기 삶의 짐을 가장 정확한 무게로 받아내게 될 때 우리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_김난도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월세를 거꾸로 하면 세월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