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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l 03. 2019

이런 책이 또 나오다니!!

_이도나 「이달의남자」 하반기 결산

헐퀴. 그야말로 헐퀴. 얼마전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갔다. 그리고 거기 독립출판 코너에서 반가운 책을 만났다. 그건 바로 「이달의남자」!! 엥. 그런데 색이 다르다! 하반기가 나온 것이다. 상반기는 초록색. 하반기는 보라색이었다. 일단 급하니까 카드로 긁고 집에 와서 허겁지겁 읽었다.



상반기는 2018년 8월 출판되었는데, 하반기는 2019년 4월이다. 아마도 처음부터 2권 세트를 기획했나 보다.

하반기에서는 그동안 참아왔던 필력을 마음껏 뽑낸다. 상반기도 재미있었지만, 자제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반기는 정말 날아다닌다.


평일 5일은 매일 같은 시간 그 카페로 출근 도장을 찍다 보니 카페 사장님 그리고 알바생과 안면을 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나와 동년배인 듯한 카페 사장님이 아니라 나보다 열 살은 어려 보이는 (알고 보니 아홉 살 어렸지만, 어제 태어난 거나 엊그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다) 알바생 청년이다.
이제 갓 성인이 된 것인지 아직도 소년티가 역력한 이 친구는 카페 사장님에게도 손님들에게도 한 예쁨 받는 인물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어쩜 그리 예쁘게 하는지 듣는 사람의 하루를 즐겁게 만들 만큼 타인을 기분 좋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하는 예쁜 말이란 어떠한 사심도, 숨은 의도도 없이 말 자체에 순수한 마음을 담아 전하는 유리구슬 같은 예쁨이었다. 티 없이 맑은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비결이 대체 무엇일까 싶은데, 아마 그의 천진난만한 눈웃음도 한몫하는 듯했다.
 _이도나 「이달의남자」


이번 작품에서도 만났던 인연, 흥미진진한 썸, 아슬아슬한 관계를 고백한다. 한달에 한명, 스쳐지나간 인연을 소개한다. 정말로 한달은 아니고 컨셉이다. 사실과 허구를 뒤섞었다고 작가는 주장하는데, 읽다보면 빠져들어서 정말 일기장을 보는 것 같다.


이게 아닌데... 아, 또 언제 내 매력을 봐버린 거야 대체?
  는 조금 거만하고 양심리스인 것 같으니 넣어두자. 가끔은 무엇을 하려 작정하는 마음을 버리고 타인을 편하게 대할 때,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자연스럽게 전달될 때, 그렇게 전달된 내 모습이 아주 희박한 확률로 상대에게 어필이 될 때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척박한 이 땅에 그의 콩이 자라나 버린 것이다(갑자기 잭과 콩나무?)
 _이도나 「이달의남자」



몰랐는데 인스타도 있었다. 첫 번째 책 「이달의남자」 상반기는 벌써 3쇄를 찍었다고 한다. 독립출판이니 한 쇄가 몇천 부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잘 팔린다니 기쁘다. 세 번째 책도 기획중이라는데 빨리 사고 싶다.


<이달의 남자: 상반기 결산>이 3쇄 인쇄에 들어갑니다. 어마어마하게 잘 팔려서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경기도 오산이구요. 매번 수량 조절에 실패하여 또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잘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으면 올 겨울 땔감으로 잘 써야죠 뭐!
 _이도나 /인스타그램에서 인용


인스타도 재미있다. 하반기 결산을 보면, 오타가 나서 한땀한땀 스티커로 붙인 흔적이 있다. 나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아주 사소한 오타지만, 맞춤법에 진지한 분들은 절대 못 넘어가는 부분이기는 하다.

하반기 결산은 상반기 결산보다 훨씬 재미있다. 2쇄 3쇄를 찍는 것도 반가운 일이지만, 미리 충분히 찍어놨기를 기대한다. 귀찮으니까.



알고보니 텀블벅에서 펀딩도 진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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