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이도나 「이달의남자」 하반기 결산
평일 5일은 매일 같은 시간 그 카페로 출근 도장을 찍다 보니 카페 사장님 그리고 알바생과 안면을 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나와 동년배인 듯한 카페 사장님이 아니라 나보다 열 살은 어려 보이는 (알고 보니 아홉 살 어렸지만, 어제 태어난 거나 엊그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다) 알바생 청년이다.
이제 갓 성인이 된 것인지 아직도 소년티가 역력한 이 친구는 카페 사장님에게도 손님들에게도 한 예쁨 받는 인물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어쩜 그리 예쁘게 하는지 듣는 사람의 하루를 즐겁게 만들 만큼 타인을 기분 좋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가 하는 예쁜 말이란 어떠한 사심도, 숨은 의도도 없이 말 자체에 순수한 마음을 담아 전하는 유리구슬 같은 예쁨이었다. 티 없이 맑은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비결이 대체 무엇일까 싶은데, 아마 그의 천진난만한 눈웃음도 한몫하는 듯했다.
_이도나 「이달의남자」
이게 아닌데... 아, 또 언제 내 매력을 봐버린 거야 대체?
는 조금 거만하고 양심리스인 것 같으니 넣어두자. 가끔은 무엇을 하려 작정하는 마음을 버리고 타인을 편하게 대할 때,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자연스럽게 전달될 때, 그렇게 전달된 내 모습이 아주 희박한 확률로 상대에게 어필이 될 때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척박한 이 땅에 그의 콩이 자라나 버린 것이다(갑자기 잭과 콩나무?)
_이도나 「이달의남자」
<이달의 남자: 상반기 결산>이 3쇄 인쇄에 들어갑니다. 어마어마하게 잘 팔려서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경기도 오산이구요. 매번 수량 조절에 실패하여 또 이렇게 되어버렸는데, 잘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으면 올 겨울 땔감으로 잘 써야죠 뭐!
_이도나 /인스타그램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