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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Jul 04. 2019

올해 최고의 표지

 _김경현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났다. 이런 게 운명일까. 얼마전에 갔던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표지다.

그 충격은 「건투를 빈다」를 만났을 때의 그 충격 이상이었다. 「건투를 빈다」는 10주년을 맞아서 특별 에디션을 만들었는데, 이미 다 읽은 내가 지갑을 꺼낼 정도로 (나는 쉽게 지갑을 꺼낸다) 아름다운 디자인이었다. 흰 양장본 책 겉부분에 투명한 플라스틱 보호케이스를 씌운 형태였다.


위 링크를 보면, 케이스를 벗기고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책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책 겉에 투명한 케이스를 씌운 것도 모자라, 글자인쇄를 책이 아니라 케이스에 했다. 그러니까 케이스를 벗기면 책은 그냥 무지가 된다.


(그런데 케이스를 읽어버리면 무슨 책인지 모른다..)


책을 너무 사고 싶어서, 제발 내용도 좋아라 내용도 좋아라, 기도하면서 훑어 보았다. 다행히 내용도 괜찮았다.


작가는 정말 엄청나게 다작을 하는 분이었다. 거의 매년 한권 이상을 냈다. 이 책도 양이 적지 않다.


내 걸음걸이를 보며

친구네 부부와 식사를 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먼일들 속에서 하나둘 이뤄가는 모습이 밤하늘에 별을 세는 모습처럼 차분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둘 이상이 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닐까.

음,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폭을 맞춰 사는 모습을 보는 건 즐거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걸음걸이를 보며 천천히 걸어왔다.

 _김경현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이 있는 코너에서 여러 책을 구경하며 감상평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디자이너가 이 책(다른 책)은 대충 만들고, 그 에너지를 모아서 이 책(투명 케이스) 디자인했나 봐? 지인에게 감동과 비판을 마구 쏟아낸 후에 앞에 계신 분께 물어봤다. (아마 사장님으로 보인 분) 혹시 디자이너가 따로 있는 건가요? 알고보니 그분은 1인 출판사를 하시는 분이었다. 그러니까 혼자 디자인하고 편집하고 사장하고 다 하는 분이다. 허얼퀴. 방금 이러쿵저러쿵 신나게 떠들어댔는데.. 이분은 지금 선플러를 만난 기분일까. 아니면 악플러를 만난 기분일까. 이 책(투명 케이스) 디자인을 칭찬해서 다행이었다. 절대 사장님에게 미안해서 그런 건 아니고 몇 권 샀다.


홈페이지는 아주 멋있다. 아마 책 디자인할 때 에너지를 아껴서 홈페이지를 만드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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